장용성 금통위원 "내수 좋아지려면 고용 늘어야…반도체는 자본집약적"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장용성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은 내수가 좋아지려면 고용이 뒷받침돼야 하지만, 최근 호황을 맞은 반도체는 자본집약적 산업이라고 지적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가 직접 내수로 파급되는 강도가 생각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장 위원은 7일 마포구 서강대학교에서 남덕우기념사업회가 개최한 '한국은행 통화정책의 기조는 옳은가' 토론회에 토론자로 참석해 "지금 경제성장은 반도체가 주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장 위원은 한은 및 금융통화위원회의 입장이 아니라 개인의 견해임을 전제하면서 "반도체는 기본적으로 자본집약적"이라며 "내수가 좋아지려면 고용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은 자본집약적이고 이익을 많이 내도 상당 부분 재투자해야 해 고용 쪽으로 잘 안 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의 노동시장이 경직적이어서 기업이 신규 채용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구조적 요인도 언급했다.
또 장 위원은 반도체 호황이 얼마나 이어질지 아무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는 점도 금리 결정에 있어 고려 요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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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적 재정정책과 관련해서는 가계의 경우 갑자기 큰돈이 생겼을 때 저축을 늘리듯이 정부도 재정건전성 확보에 집중한다면 통화정책과 조화를 이루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 위원은 한은이 지난 7~8월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을 두고 두 자릿수 증가율로 소득이 늘어나는 이례적 상황임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근원물가 상승세가 끈질긴 점, 정부의 석유제품 가격상한제를 제외하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공식 지표보다 높은 것으로 판단되는 점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장 위원은 수출 호조가 내수로 얼마나 파급될 것으로 보는지 견해를 묻는 말에 "(소득 증가가 반도체 부문에) 집중돼서 그렇지는 않을 거 같은데, 워낙 재정이 늘어난다"며 "수출에서 소비로 가는 게 제한적이라고 해도 재정이 크니까, 그런 면에서 내년 경기를 (한국은행이) KDI(한국개발연구원)보다 낙관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이윤수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긴축적 통화정책과 확정적 재정정책으로 인한 정책 엇박자 논란에 대해 재정지출 규모를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 교수는 "재정도 긴축적으로 가지 않으면 물가 상승 압력이 더 커질 것"이라며 "정부가 계속 돈을 쓰고 물가가 올라서 한국은행도 정부가 쓰는 만큼 금리를 올리는 역설적 상황이 나오지 않게 하려면, 정부도 똑같이 긴축하되 미시적 재정정책을 통해서 실질적으로 (지원이) 필요한 사람에게 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세입이 탄탄한 지금이 한계기업 구조조정을 진행하기 위한 최적의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곽노선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도체 경기 정점이 언제인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는 점과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한은이 추가 금리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똑같이 지난 8월 제시된 한국은행과 KDI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가 각각 2.9%, 2.2%로 큰 차이를 보인다고 지적하면서 이는 수출 호조가 소비로 얼마나 전이되는지에 대한 시각 차이라고 설명했다.
허 교수는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50%로 주요국 대비 낮은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h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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