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째 질주한 원화…9월에도 강했던 까닭은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지난 7~8월 급등했던 원화가 9월에도 상승 흐름을 이어가 강세 배경과 지속 가능성에 이목이 쏠린다.
1일 연합인포맥스 통화별 등락률 비교(화면번호 2116)에 따르면 원화는 지난 9월 달러화 대비 1.35% 상승했다.
4.51% 뛴 러시아 루블화와 1.75% 오른 엔화 다음으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루블화 상승세는 지난 8월 7.25% 폭락한 데 따른 되돌림의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원화와 엔화가 주요 통화 중 가장 강한 면모를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엔화는 원화보다 더 가파르게 뛰었으나 미국과 일본의 약세 철통 방어에 따라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결과다.
통화 자체의 힘으로 달러화 강세 흐름을 뚫고 올랐다는 측면에서 원화가 가장 돋보인다.
지난 9월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까닭에 대다수 통화가 내리막을 걸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국제유가 상승, 인플레이션 우려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 전환 등이 강달러 움직임을 재촉했다.
월초 98 레벨까지 내려갔던 달러 인덱스는 꾸준히 올라 101 수준까지 상승했다. 월간 상승률은 2.07%다.
이에 뉴질랜드달러화가 4.38% 미끄러졌고 달러 인덱스 편입 통화인 스웨덴 크로나화는 3.92% 떨어졌다.
다른 달러 인덱스 편입 통화인 스위스프랑화(-2.88%), 캐나다달러화(-2.35%) 유로화(-2.27%), 영국 파운드화(-1.87%) 모두 하락했다.
그 밖에 호주달러화가 2.80%, 대만달러화가 0.55% 밀렸고 역외 위안화(CNH)와 베트남 동화가 각각 0.19%와 0.43%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 7월 8.06%, 8월에 4.93% 오른 원화가 9월에 재차 상승한 주된 배경으로 수출기업이 벌어들이는 막대한 규모의 달러화가 꼽힌다.
천문학적 반도체 수출로 달러화가 쏟아져 들어오면서 원화가 강세를 달릴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수출이 지난 8월 982억5천만달러로 역대 3위 기록을 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은 466억5천만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어 9월 1~20일 수출은 714억달러로 사상 최대였고 반도체 수출 역시 341억달러로 신기록을 세웠다.
한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수출이 9월 원화 강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며 "예전에는 주식 관련 물량이 더 나왔으나 요즘 비교적 줄어 네고물량이 시장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한국 고유 요인이 원화 강세를 자극한 것으로 본다"며 "반도체 수출 호조와 경상수지 흑자에 따른 역내 달러 공급 증가, 반도체 가격 상승이 주도한 교역조건 개선이 고유 요인"이라고 짚었다.
그는 "고유 요인이 일시적이라기보다는 기조적인 것 같아 중기적으로 원화 강세 방향으로 보고 있다"며 "반도체 호황 사이클이 이어지는 한 원화도 계속 좋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9월 들어 원화 상승폭이 소폭 작아졌으나 강세 흐름이 당분간 꺾이기 어려울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연합인포맥스가 13개 금융기관의 외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10월 달러-원 환율 전망치 고점 평균은 1,391원으로 1,400원을 밑돌았다.
원화가 상승분을 일부 반납할 수 있지만 지지를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꾸준한 달러화 공급이 심리에도 영향을 미쳐 당분간 원화가 쉽게 약세로 돌아서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정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9월 원화 강세는 결국 수급 때문이라고 봐야 할 것"이라며 "미국 금리 상승으로 달러화가 강했는데 한국은 달러가 워낙 많다 보니 매도가 계속 나오면서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동안은 달러가 많아도 오른다는 심리에 적극적으로 팔지 않았는데 이제는 추세가 꺾여 '오르면 판다'는 쪽으로 심리가 이동한 상태가 아닌가 싶다"고 진단했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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