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윤우의 외환분석] 순항하는 美경기, 첫발뗀 대미투자…월초 수급은
(서울=연합인포맥스) 1일 달러-원 환율은 1,350원대에서 방향성을 탐색할 전망이다.
간밤 발표된 미국 경제 지표가 뚜렷한 방향을 제시해주지 못하는 가운데 월초 달라질 수급 지형이 관건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줄었으나 기대 이상의 성장세가 달러화 강세를 지지하고 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2분기 국내총생산(GDP) 확정치는 전분기 대비 연율로 2.2% 증가했다. 앞서 나온 수정치와 시장 전망치인 1.5%를 크게 상회하는 결과다. 1분기 성장률도 2.1%에서 2.5%로 상향 조정됐다.
미국 경제활동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개인소비지출(PCE)은 2분기에 3.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무부는 2분기 성장에 소비지출과 투자, 수출이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경기가 순항 중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장기 국채 금리는 한층 더 높아졌다. 미 국채 30년물 금리는 5.60%대에 안착하며 2002년 6월 이후 최고치를 새로 썼다.
이에 달러화가 상승했으나 오름폭은 제한됐다. 고물가 우려가 일부 해소돼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 시장 예상치인 0.3%를 밑돌았다. 전품목 PCE 가격지수도 0.3% 오르며 예상치인 0.4%에 못 미쳤다.
기대 이하의 인플레이션 압력에 연준이 기준 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란 기대는 한층 더 커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연준이 10월에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61.8%로 추산했다. 하루 만에 동결 확률을 10%포인트 이상 높여 잡으면서 강달러 열기를 식혔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 불확실성, 국제유가 상승세가 달러화를 떠받치지만 달러-원 상승 시도에 자신감을 불어넣어 줄 재료가 되기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의 대미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전날 백악관에서 한국 정부가 최대 2천억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라며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 대형 원자력발전소 8기 건설 계획 등을 언급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원전 건설에 1천200억달러, 텍사스 가스발전소에 220억달러가 투자될 것이라면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500억달러 이상 규모라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는 미국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을 1호 프로젝트로 확정하고 언급된 다른 사업들에 대해서는 논의 중이란 입장이다.
대미투자가 본격화하지만 이로 인한 환율 영향은 제한적이란 게 중론이다.
한국은행과 외국환평형기금이 보유한 외화자산의 운용수익이 주요 재원이며 필요시 정부 보증 외화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대규모 송금에도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하면서 원전 프로젝트의 경우 한국 기업의 기자재 등에 자금이 집행되면서 오히려 자금이 환류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날 달러-원은 월초 수급 지형 변화에 따라 방향을 잡아갈 공산이 크다.
최근 들어 수출업체 네고물량은 시기를 가리지 않고 꾸준히 나오면서 달러-원 상단을 제한하는 상수로 자리잡았다.
달라질 가능성이 엿보이는 부분은 증시에서의 외국인 동향이다. 분기 말 포트폴리오 조정을 마치고 다시 투자에 나서는 방향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전날까지 4거래일 연속 주식을 팔아치웠다. 단기간에 8조원 이상 규모로 주식을 순매도했다. 9월 전체 순매도 규모만 21조5천억원에 달한다.
외국인의 주식 매도세가 잦아든다면 커스터디 달러 매수세도 약화해 달러-원 상방 압력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간밤 뉴욕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S&P500지수가 각각 0.86%와 0.25% 밀렸으나 나스닥종합지수는 0.24% 올랐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보합을 기록했다.
산업부는 이날 9월 수출입 동향을 발표한다. 반도체 주도의 수출 호황이 계속되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할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관세청은 9월 1~20일 수출이 714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9월 수출입 동향 발표로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끊이지 않을 것이란 기대가 힘을 받으면서 달러-원 하락 시도에도 힘이 실릴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다만, 1,350원선 안팎에서는 수입업체 결제, 해외 투자 환전 수요가 적극적으로 유입되고 있어 하단 역시 견고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은행은 정오에 8월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을 발표한다. 환율급등 경험과 가계소비 간의 관계 분석 보고서도 공개한다.
이날 밤 미국의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와 9월 챌린저, 그레이앤드크리스마스(CG&C) 감원보고서,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등이 발표된다.
연준 고위 관계자들이 대거 등장할 예정이다. 필립 제퍼슨 부의장, 미셸 보먼 부의장,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 리사 쿡 이사,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 제프리 슈미트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등이 공식 석상에서 발언한다.
달러-원은 이날 오전 6시 기준으로 전날 서울장 종가(1,352.80원) 대비 3.90원 상승한 1,356.70원을 기록했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356.00원(MID)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75원)를 고려하면 서울장 종가 대비 3.95원 오른 셈이다. (경제부 시장팀 차장)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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