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켓워치] '금리 안정' 베선트 좌절시키는 이란…주식·채권↓달러↑
(서울·뉴욕=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진정호 특파원 = 10일(이하 미 동부시간) 뉴욕증시 3대 주가지수는 동반 하락했다. 국제유가가 연일 오르면서 인플레이션 불안으로 미국 국채금리도 보조를 맞추자 증시는 상방이 제한됐다.
시장의 핵심 관심사인 물가 지표의 발표를 앞두고 보합권에서 숨을 고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국채가격은 장단기물 모두 하락했다. 수익률곡선의 중간 영역이 소폭이나마 더 약세를 나타냈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이 지연되는 가운데 유가가 뛰면서 국채가격을 압박했다. 이번 주 발표되는 소비자물가 및 생산자물가에 대한 경계감과 다음 날부터 시작되는 입찰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미국 달러화 가치는 상승했다. 유가 급등 영향에 대외 에너지 의존도가 큰 통화인 엔과 유로가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지난달 31일 미국과 일본의 공조 개입 이후 최저치로 내려섰다.
유가는 5% 안팎의 강세로 마감했다. 미국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협상이 겉돌면서 마땅한 출구가 보이지 않자 투자자들은 원유 매수로 대응했다.
앞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4일 "오늘이나 내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합의가 이뤄질 수 있다면서 낙관론에 불을 지핀 바 있으나 상황은 나아지지 않는 모양새다. 유가가 뛰자 베선트 장관이 공조 개입 결정으로 밀어올렸던 엔화 가치는 다시 하락하고 있다.
베선트 장관이 최근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은 미 국채금리 안정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게 대체적 해석이다. 이날 유가가 뛰면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4.70%선을 다시 넘어섰다.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0.95포인트(0.11%) 내린 53,975.98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4.53포인트(0.06%) 밀린 7,753.11, 나스닥 종합지수는 85.26포인트(0.32%) 떨어진 26,605.36에 장을 마쳤다.
이날 증시를 크게 움직일 만한 재료는 눈에 띄지 않았다. 주요 경제지표의 발표도 없었고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의 해법도 나오지 않았다.
다만 호르무즈 재개방이 기약 없이 멀어지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한 점은 주식 매수 심리를 억제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9월물 가격은 5% 뛰었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그에 따라 전장 마감가 대비 5.70bp 오르는 중이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해협의 재개방이 미국과 이스라엘에 달려 있다며 미국이 모든 종전 양해각서(MOU) 위반 행위에 대해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의 요구에 대해 역으로 이란이 50년간 살해한 수십만명의 무고한 시위대 유가족과 미국 측 분쟁 및 테러 희생자에 배상해야 한다고 맞불을 놨다.
트럼프는 주말 간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란과의 관계에 대해 조용히 진행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란과 반쯤만 협상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란과의 협상에 진척이 없다는 신호로 시장은 해석했다.
호라이즌인베스트먼츠의 자카리 힐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 총괄은 "모두가 (이란 전쟁의) 제자리걸음에 지쳤다"며 "다만 중동 긴장이 때때로 고조될 때마다 우리는 그 여파가 그전보다 작아지는 추세이기 때문에 오늘 지금까지 일어난 일에 대해서도 약간 설명해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엔비디아가 대형 사모펀드 및 자산운용사의 컨소시엄과 5천억달러 규모의 파트너십을 맺고 AI 설비투자 자금을 조달하기로 한 점은 투심을 짓눌렀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의 AI 설비지출이 과도하다고 여기는 증시는 엔비디아의 결정에 냉담한 반응을 보인 것이다.
아폴로글로벌과 블랙스톤, 브룩필드자산운용, 골드만삭스, KKR 등이 포함된 컨소시엄 그룹은 AI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엔비디아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같은 소식에 엔비디아는 주가가 2.86% 떨어졌다.
투심이 부진했던 가운데 AI 및 반도체 관련주는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브로드컴과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1%대 하락률을 찍었고 AMD는 2.86%, 인텔은 4.06% 하락했다.
애플은 중국 메모리 반도체 생산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로부터 메모리 반도체를 매입하려 했으나 CXMT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보다 더 비싼 가격을 불렀다는 소식에 1.53% 하락했다.
스페이스X는 2분기 실적 발표와 일부 보호예수 물량 해제 이후 오히려 주가가 연일 오르고 있다. 이날도 4.23% 올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9월 말까지 기준금리가 25bp 인상될 확률은 51.7%로 반영됐다. 유가 급등에 전날 마감치 44.4%에서 다시 뛰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 대비 0.56포인트(3.76%) 상승한 15.46을 가리켰다.
◇채권시장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오후 3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가 대비 4.00bp 상승한 4.7020%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4.2470%로 3.50bp 높아졌다.
만기가 가장 긴 30년물 국채금리는 5.2450%로 3.30bp 상승했다.
10년물과 2년물 금리 차이는 전 거래일 45.00bp에서 45.50bp로 약간 확대됐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소폭의 오름세로 뉴욕 거래에 진입한 미 국채금리는 유가가 거의 일방향의 상승 흐름을 이어가자 이에 연동해 레벨을 높였다. 결국 10년물과 30년물 금리는 미국 '7월 고용 쇼크' 전보다 높아졌다. 10년물 금리는 지난 4일 이후 처음으로 4.70%를 웃돌았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9월물은 전장대비 5.05% 급등한 배럴당 82.13달러에 마감됐다. 5거래일 만에 80달러 위에서 종가가 형성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의 전쟁 피해 배상 요구에 대해 미국도 이란에 배상을 요구하겠다고 맞불을 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란의 배상 요구는 "우리가 진행한 그 어떤 협상이나 회담에서도 전혀 언급된 적이 없었던 내용이지만 제법 흥미로운 아이디어"라고 운을 띄운 뒤 이란은 과거 저지른 테러와 자국 내 시위대 살해 등에 대해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내 대표단에 이 요구 사항을 향후 진행될 모든 협상안에 단호히 포함하도록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미 재무부는 다음 날부터 사흘 연속으로 총 1천250억달러어치의 이표채(쿠폰채)를 입찰에 부친다. 3년물 580억달러어치를 시작으로 10년물 420억달러어치, 30년물 250억달러어치 등이 뒤를 잇는다.
10년물과 30년물 입찰일에는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각각 발표된다.
미슐러파이낸셜의 톰 디 갈로마 매니징 디렉터는 "시장은 확실히 CPI와 PPI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 수치가 디스인플레이션과는 거리가 멀고, 시장 전망치를 웃돌 수 있다고 지적했다.
BMO의 이언 링겐 미국 금리 전략헤드는 "근원 CPI가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나온다면, 7월 물가 데이터만을 근거로 결정을 내린다는 전제하에서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를 동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안에서 두드러지게 매파적 목소리를 내온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야후파이낸스와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을 목표로 되돌리려면 한 번의 금리 인상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일반적으로 한 번의 25bp 이동은 경제에 그렇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하겠다"면서 "따라서 아마 몇 번(some number)이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FOMC에서 25bp 금리 인상을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진 세 명의 지역 연은 총재 중 한명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뉴욕 오후 3시 38분께 연준이 오는 9월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51.7%로 가격에 반영했다. 전장 40% 초반대에서 상승하면서 금리 인상이 동결을 약간 앞서게 됐다.
10월까지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은 전장 50% 후반대에서 60% 중반대로 높아졌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59.301엔으로, 전장 뉴욕장 마감가 157.562엔 대비 1.739엔(1.104%) 급등했다. 미·일 공조 개입 후 처음으로 159엔을 넘어섰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DXY)는 전장 99.559보다 0.259포인트(0.260%) 상승한 99.818을 나타냈다.
유로-달러 환율은 1.15414달러로, 전장 1.15635달러에 비해 0.00221달러(0.191%) 낮아졌다. 하루 만에 반락했다.
엔화의 급락 속에 유로-엔 환율은 183.87엔으로 전장보다 1.700엔(0.933%) 뛰어올랐다.
뉴욕 오전 장 초반 무렵 일본은행(BOJ)의 오는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나왔으나, 달러-엔은 잠시 꺾이는 듯하다 반등했다. 유가 오름세가 이어지자 오후 장 들어서는 159엔 위에 안착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 소식통들을 인용,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가 지난달 금융정책 결정회의에서 9월 금리 인상 신호를 보낸 것이 미국이 일본을 도와 엔화 약세 방어에 나서는 데 있어 결정적 요인이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국 측은 우에다 총재가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에서 필요할 경우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명확히 언급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정부 소식통은 "우에다 총재의 발언은 미국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졌다"면서 "동시에 BOJ는 사실상 9월 다음 회의에서 금리를 올리는 것 외에는 아무런 옵션도 스스로에게 남기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이날 브렌트유 10월물은 전장대비 4.99% 급등한 배럴당 87.7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지난달 31일 이후 최고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의 전쟁 피해 배상 요구에 대해 미국은 이란이 과거 저지른 테러와 자국 내 시위대 살해 등에 대한 배상을 요구할 것이라고 맞불을 놨다.
그는 "나는 내 대표단에 이 요구 사항을 향후 진행될 모든 협상안에 단호히 포함하도록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TD증권은 보고서에서 "일련의 달러 약세 요인에 따라 새로운 달러 하락 추세가 형성되기 시작했다"면서도 "약한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가 단시일 내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프라이싱을 상쇄할 수 있을 때까지는 달러가 G-10 통화 대비 더 지지를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진단했다.
오는 12일에는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다음 날엔 같은 달 생산자물가지수(PPI)가 각각 발표된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1.35070달러로 0.00092달러(0.068%) 상승했다. 역외 달러-위안 환율은 6.7465위안으로 0.0027위안(0.04%) 높아졌다.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3.95달러(5.05%) 급등한 배럴당 82.1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사흘 연속 강세다.
브렌트유 10월물은 전장 대비 4.17달러(4.99%) 튀어 오른 87.72달러를 가리켰다.
호르무즈 해협의 재개방은 기약 없이 멀어지고 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해협의 재개방은 미국과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의 군사적 침략으로 이란과 역내 전체에 강제된 상황들이 해결되는 것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의 불안정한 상황을 해결하려면 이란이 여전히 직면하고 있는 해상 봉쇄 등 미국이 현재 자행하는 모든 양해각서 위반 행위에 대한 보상 역시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에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조건으로 미국의 배상금 지급, 이란 근해 봉쇄 해제, 미군의 공격 중단 및 철군 등의 조건을 제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란은 이에 대해 언론 플레이라고 치부하면서도 미국의 보상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의 요구에 역으로 배상금을 요구하며 맞대응했다.
트럼프는 "이란 대표들이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지난 50년간 살해한 수십만명의 무고한 시위대 유가족과 미국 측 분쟁 및 테러 희생자에 이란 또한 배상해야 한다고 맞불을 놨다.
트럼프는 전날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선 "우리는 이란과의 관계에 대해 조용히 진행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란과 반쯤만 협상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양측이 본격적인 협상 없이 설전만 주고받으면서 호르무즈 재개방이 미뤄지자 원유 시장도 인내심을 잃어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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