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실리는 물가피크론에 환율 복병…통화정책 영향은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정현 기자 = 6월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이 3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상황에서 물가정점론도 스멀스멀 확대되고 있어 주목된다.
다만 그 와중 환율 복병이 등장하며 앞으로 물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여 향후 통화정책은 고차방정식이 될 전망이다.
◇ 2년여來래 최고 CPI…일각선 "피크론"
2일 국가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3.2% 상승했다. 지난 2023년 12월(3.2%) 이후 2년 6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과 2월 각각 2.0%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으나, 중동전쟁 이후 고유가 영향이 반영되며 3월 2.2%, 4월 2.6%로 상승 폭을 키운 뒤 5월(3.1%)과 6월(3.2%)에는 두 달 연속 3%대를 기록했다.
절대적인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높지만 최근 로컬 증권사를 중심으로 물가정점론이 확산되고 있다. 아직 수요 측 물가 압력이 제대로 확인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국제유가가 가시적으로 하락하면서 해당 영향을 빠르게 반영한 것이다.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이 대표적이다.
최지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기저효과가 있는 올해 8월을 제외하면 CPI는 올해 6~7월 고점을 찍고 완만하게 내려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한발 더 나가 5월보다 6월 CPI가 더 낮을 것으로, 6월보다 7월은 더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사실상 5월 피크론을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6월 CPI는 3.2%를 기록하며 5월(3.1%) 대비 다소 상승하긴 했지만 그만큼 최근 물가 안정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최근 빠르게 하락한 국제유가가 시차를 두고 물가에 긍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수요측 물가 압력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주요 논거다.
특히 이날 발표된 6월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가 전월과 동일한 2.5%에 그쳤다는 점과 개인서비스 물가 가운데 외식 물가가 2.6%로 전월 수준이었다는 점 등도 물가 정점론에 일부 힘을 싣는 지점이었다.
한 채권업계 관계자는 "근원물가 예상 컨센서스가 2.6%이었는데 그보다 낮게 나왔다"면서 "이달 보고서만 봐서는 알기 어렵지만 피크가 빨리 올 수 있지 않을지 살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 환율 이대로 가면 7%↑…고민 깊어질듯
문제는 달러-원 환율이 상단을 알기 어려울 정도로 치솟고 있다는 점이다.
전거래일 달러-원 환율은 오후 3시30분 기준 서울장에서 1,554.9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재차 경신한 것이다. 장중 1,560원을 턱밑까지 추격한 바 있는데, 최근 거시경제 환경을 고려하면 재차 상단을 높이는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고환율 상황이 이어지면 물가에는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한은은 달러-원 환율이 10% 상승할 시 소비자물가는 1년에 걸쳐 약 0.2~0.3%포인트(p) 높아지는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한다.
지난해 달러-원 환율 평균(15시30분 종가 기준)이 약 1,422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올해 내내 1,560원선 환율이 이어질 경우 전년 대비 환율 상승률은 7% 정도인데, 이 경우 대략 0.2%p 정도의 상방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추정이 나온다.
특히 급격한 환율 상승이 장기적(4~12개월)으로 근원 물가에 더욱 상방 압력을 미칠 수 있다고 한은이 분석하고 있는 만큼, 향후 한은의 통화정책 태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보인다.
한 은행의 채권 딜러는 "한은이 당초 경제전망을 할 때 예상하던 달러-원 환율 수준이 있었을 텐데 현재 수준을 내다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CPI는 유가를 반영해 다소 낮아지더라도 환율이 이처럼 고공행진 한다면 근원물가가 끈적해지고 한은의 긴축 기조도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jhkim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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