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美 국채도 뒤흔들까…"완전히 새로운 위험 될 수도"
(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일본 엔화 가치가 달러 대비 거의 40년 만에 최저치로 폭락하면서 세계 최대 채권시장인 미국 국채도 뒤흔들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일본 외환 당국이 대규모로 시장 개입에 나서게 된다면 미국 국채를 내다 팔아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2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달러-엔 환율은 전일 한때 162.83엔까지 오르는 등 며칠째 162엔선 위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 1986년 12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달러-엔이 오르는 것은 미국과 일본 간의 거대한 금리 격차 속에 투자자들이 엔화 대비 미국 달러를 더욱더 선호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런 환율 움직임은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이 "과도한 환율 변동에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발언한 직후 나타났다.
가타야마 재무상은 당국이 필요할 때면 언제든 환율에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만약 일본이 시장에 개입한다면, 투자자들은 엔화 추이뿐만 아니라 미국 국채, 그리고 일본의 달러 표시 채권 등에도 주목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ING의 크리스 터너 글로벌 시장 헤드는 "일본은행(BOJ)이 외환(FX)을 매도한다는 것은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외환보유액의 일부를 매각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일본의 지난 5월 해외 유가증권 보유액은 약 750억 달러 감소했다.
터너 헤드는 "이런 감소세는 엔화를 방어하기 위해 단행했던 이전의 시장 개입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일본 당국이 미국 국채를 매각했음을 시사한다"고 관측했다.
그는 "오는 4일 미국 독립기념일은 시장이 비교적 한산해 일본 당국이 개입하기에 더 조용한 타이밍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금융 자문업체 디비어 그룹의 나이젤 그린 최고경영자(CEO)도 "투자자들이 일본의 외환 개입 여부 자체보다는 '개입 자금을 어떻게 조달하는지'에 더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당국이 장기간에 걸쳐 엔화를 방어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한다면, 글로벌 투자자들은 갑작스럽게 완전히 새로운 위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린 CEO는 "일본은 세계 최대의 미국 국채 해외 보유국"이라며 "일본이 매우 위협적인 매도 세력으로 돌변하는 위험"이라고 덧붙였다.
미국과 일본의 금리 격차가 상당한 상황에서 일본 당국의 개입만으로 엔화의 방향성을 뒤집을지에 대한 회의감도 적지 않다.
페퍼스톤의 크리스 웨스턴 리서치 헤드는 "현재 움직임은 전통적인 캐리 트레이드를 넘어선 단계로 진화했다"라며 "달러-엔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며 모멘텀 및 추세 추종 투자자들이 달러를 계속해서 사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의 금리 전망에 의미 있는 변화가 생기거나 글로벌 위험 자산 선호 심리가 바뀌거나, 혹은 국제적인 공조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엔화 대비 달러를 매도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매우 어려운 선택"이라고 예상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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