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인버스 ETN 상폐] 15원짜리도 '1주당 1만원'…동전주 발목잡는 발행제도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최근 원유 인버스 상장지수증권(ETN)이 잇달아 상장폐지 절차를 밟으면서, 동전주가 된 ETN의 원활한 유동성 공급을 어렵게 하는 발행제도의 구조적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ETN은 추가 발행 시 실제 시장가격이 아닌 최초 발행가격을 기준으로 발행 한도를 산정한다.
가격이 크게 하락한 '동전주 ETN'의 경우 증권사가 투자자 수요에 맞춰 물량을 공급하려 해도 발행 부담이 과도하게 커지는 구조다.
예를 들어 현재 시장가격이 15원인 ETN을 1억주 추가 발행하면 실제 시장에 공급되는 규모는 15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발행 절차상으로는 최초 발행가격인 주당 1만원을 기준으로 발행 규모가 산정되면서 1조원 규모 ETN을 발행하는 것과 동일한 수준으로 발행 한도가 차감된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실제 공급 규모는 크지 않은데도 일괄신고서상 발행 여력을 대규모로 소진하게 되는 셈이다. 초저가 ETN의 추가 발행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배경이다.
ETN은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ETF와 달리 증권사가 자기신용으로 발행하는 상품이다. 증권사는 금융당국에 일정 규모의 일괄신고서를 제출한 뒤 해당 한도 내에서 ETN을 발행한다.
개별 종목이 아닌 증권사 전체 ETN 발행 여력을 함께 관리하는 만큼 특정 초저가 ETN의 추가 발행이 다른 ETN 발행 여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런 구조가 최근 원유 인버스 ETN 상폐 사태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연합인포맥스에서 이날 송고한 '"LP 찾아요"…거래량 1등 삼성증권 원유 인버스 ETN 상폐行' 제하의 기사 참고)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원유 인버스 ETN에 개인투자자 자금이 대거 유입됐지만, 추가 발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시장 유통 물량이 부족해졌다. 그로 인해 시장가격과 실시간 지표가치(IIV) 간 괴리율이 더욱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일괄신고서상의 발행 한도나 발행 시 필요한 자금 등의 제한으로 인해 초저가주의 경우 원활한 추가발행이 어려운 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hr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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