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화폐 토큰화 구현, 한국이 유럽에 2년 앞서"
  • 일시 : 2026-07-01 17:45:01
  • 신현송 "화폐 토큰화 구현, 한국이 유럽에 2년 앞서"

    ECB 포럼서 "국채 토큰화, 통화정책·금융안정에 도움"



    세르지오 가르시아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화폐의 토큰화 구현에 있어 한국이 유럽에 비해 2년가량 앞서 있다고 말했다.

    또 향후 국채가 토큰화될 경우 정밀한 통화정책 집행과 금융안정 유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신현송 총재는 1일(현지시간)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개최된 'ECB(유럽중앙은행) 중앙은행 포럼(신트라 포럼)'에서 '통합원장의 실제 구현: 프로젝트 한강의 교훈'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해당 논문 작성에는 신 총재와 윤성관 실장, 성준이 팀장, 류재민 팀장이 참여했다.

    친정인 국제결제은행(BIS)에서부터 관련 주제를 연구해 온 신 총재는 토큰화가 화폐의 혁신을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큰화란 프로그래밍 가능한 플랫폼 위에서 실물·금융자산에 대한 청구권을 디지털로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화폐가 토큰화되면 거래조건과 실행규칙을 프로그래밍할 수 있어 사전에 설정한 조건이 충족될 때 돈을 지급할 수 있다.

    신 총재는 화폐의 토큰화를 실현할 청사진이 통합원장(unifed ledger)이라고 강조했다. 통합원장 위에 토큰화된 중앙은행 돈, 은행 예금, 자산을 함께 올려 두자는 구상이다.

    그는 통합원장이 중앙은행-은행으로 이뤄진 현재의 2계층 화폐제도를 더욱 강화하면서 화폐의 단일성(어느 은행의 돈이든 1:1로 통용되는 성질)을 담보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새로운 기술을 입히되, 신뢰의 뼈대는 지키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한국은행


    신 총재는 탈중앙화된 블록체인의 경우 검증 참여자들을 끊임없이 보상해야 하는 비용 문제가 있지만, 중앙은행 돈은 오랜 기간 유지해 온 신뢰를 바탕으로 비싼 비용을 치르지 않고도 토큰화의 장점을 결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스테이블코인 같은 민간 지급토큰은 발행자의 사정에 따른 가치 변동이 불가피하지만, 통합원장에서 발행되는 예금토큰은 정산이 중앙은행 돈으로 이뤄져 훨씬 안전하다고 봤다.

    그러면서 신 총재는 한은이 진행 중인 '프로젝트 한강'이 유럽에 비해 2년가량 앞서 디지털화폐 시스템을 검증한 사례라고 소개했다.

    ECB는 화폐의 토큰화 구상을 담은 '아피아'를 2028년 청사진 마련을 목표로 계획하고 있는데, 이와 비교하면 한국이 한발 앞서 있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프로젝트 한강 1단계 사업을 통해 7개 참여 은행과 디지털화폐 시스템을 구축하고, 작년 4~6월 실거래를 진행했다.

    올해 하반기 시작될 2단계 사업에서는 참가 은행이 9개로 늘어나고 생체 인증, 예금↔예금 토큰 자동 전환 같은 편의 기능이 추가된다. 특히 정부 재정 집행에도 프로그래밍 기능을 활용할 예정인데, 첫 대상은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보조금과 공공부문 업무추진비다.

    신 총재는 지금껏 국고금 집행이 자금을 지급한 뒤 사후에 점검하는 방식에 의존해 잘못된 사용을 미리 막기 어려웠을 뿐 아니라 점검과 환수에도 많은 자원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급 조건을 미리 설정해두면 조건을 벗어난 지출 발생의 문턱이 올라가 사후 점검에 드는 자원을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신 총재는 국채 등 자산을 토큰화하는 비전까지 제시했다.

    신 총재는 국채가 통합원장 안에서 발행·유통되면 국채 소유권 및 대금 교환이 동시에 처리되고 담보 관리가 자동화돼 통화정책 집행의 정밀성과 대응력이 개선되고, 금융시스템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채가 토큰화되면 시장 참여자들의 포지션과 담보 보유 현황에 관한 실시간 정보가 집계된다. 장기적으로 거래 편의성 개선과 거래비용 절감으로 이어져 국채 등 국내 자산 수요가 증대되고, 발행금리 하락까지도 기대된다.

    아울러 신 총재는 '프로젝트 아고라'와 디지털화폐 시스템 연계를 모색해 외환 및 증권 결제를 한 번의 거래로 처리하면 비용 절감과 원화의 국제적 활용도 제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BIS와 국제금융협회가 주도하는 프로젝트 아고라는 주요 8개 중앙은행과 40여개 금융기관이 참여해 여러 나라의 토큰화된 돈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주고받게 하는 민관 협력 프로젝트다.

    윤성관 실장은 이날 한은에서 진행한 백브리핑에서 "한국은행은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화폐제도 혁신을 선제적으로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세르지오 가르시아


    h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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