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골드만 전략가 "환시 개입 효과 약화…결국 달러-엔 170엔"
"GDP 대비 국가부채 240%가 근본 위험…개입 효과도 약화"
(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일본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효과가 갈수록 약화하면서 결국 달러-엔 환율이 170엔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엔화 약세의 근본 원인인 막대한 국가부채가 해소되지 않는 한 외환시장 개입만으로는 엔저 흐름을 막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골드만삭스 외환전략가 출신인 로빈 브룩스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9일(현지시간)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어떤 방식으로든 달러-엔 환율은 170엔을 향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브룩스는 현재 엔화 약세가 비교적 완만하게 진행되는 것은 일본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이 시장에 지속적인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개입 가능성이 없었다면 시장은 훨씬 공격적으로 엔화를 매도했을 것이며 달러-엔 환율은 이미 170엔 수준에 도달했을 것"이라면서도 "이 같은 평온은 착시에 불과하며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시간이 흐를수록 외환시장 개입의 영향력이 약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브룩스는 올해 4월 말 일본 정부의 환시 개입은 올해 1월 뉴욕 연방준비은행(Fed)의 시장 점검(rate check) 당시보다 효과가 제한적이었다며 "결국 시장이 개입 자체를 무시하는 시점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엔화 약세의 근본 원인으로 일본의 과도한 국가부채를 꼽았다.
일본의 국가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약 240%에 달하지만 일본은행(BOJ)이 장기 국채금리 상승을 억제하면서 정부의 이자 부담을 관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브룩스는 이 과정에서 국채금리에 국가 신용위험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으며, 투자자들이 일본 자산을 보유할 유인이 약해지면서 엔화에는 지속적인 약세 압력이 가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은 엔화 약세라는 증상만 완화할 뿐 과도한 국가부채라는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못한다"며 "오히려 시장에 문제가 없다는 착시를 만들어 위기를 늦추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브룩스는 일본의 구조적 취약성이 장기금리와 환율 움직임에서도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일본의 30년물 국채금리는 주요 10개국(G10) 대비 꾸준히 상승하고 있지만 엔화 가치는 이에 상응하는 반등을 보이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시장이 일본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환율을 통해 반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일본의 부채 규모를 감안하면 장기 국채금리는 지금보다 훨씬 높아야 한다"며 "장기금리가 위험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한 엔화 약세 압력은 지속될 것이고, 개입 효과는 시간이 갈수록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어떤 경로를 거치든 달러-엔 환율은 170엔 수준에 도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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