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케빈 워시, 내부 메모서 연준 개혁 의지 강조"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장원 선임기자 =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취임 직후 2만 명이 넘는 연준 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조직의 전면적인 개편 의지를 담은 내부 메모를 발송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9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가 입수해 보도한 6월 2일 자 연준 내부 서한에 따르면, 워시 의장은 직원들에게 "이제 연준의 전략과 정책, 운영 전반에 대해 숨김없고 냉철한(open, cleareyed) 전면 토론을 장려하겠다"고 밝혔다.
워시 의장은 서한에서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연준이 미래에 부합하는 조직인지 확실히 해야 하고 미래에 집중해야 한다"며 결론부에 "우리가 바로 연방준비제도다(We are the Federal Reserve)"라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는 워시 의장이 연준의 과거 운영 방식의 일부를 수용하면서도 실질적인 변화가 진행 중임을 분명히 했다며 그의 이러한 균형 잡힌 행보가 연준을 새로운 의장이 어떻게 이끌어갈지에 대한 안팎의 우려를 완화했다고 평가했다.
워시 의장이 내부에 메모를 발송한 이후 연준 개혁은 빠른 속도로 가시화됐다.
◇'외부 수혈'로 인적쇄신…연준 개혁 가속화
워시 의장은 통화정책 시행의 핵심인 ▲연준의 소통 방식 ▲6조 7천억 달러 규모의 보유자산(대차대조표) 축소 ▲우선순위 경제 데이터 소스 ▲생산성 트렌드 및 고용 ▲인플레이션 모델 및 측정법 등 5대 분야 태스크포스(TF)를 가동했으며 각 TF의 수장을 자신이 직접 선정한 외부 인사들로 채웠다.
이 외부 인사들의 밑에 연준의 일부 정예 직원들을 배치해 TF를 지원하도록 했다.
워시 의장은 향후 몇 주 안에 태스크포스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목표는 연말까지 작업을 마무리하는 것이며 이후 정책 결정자들은 어떤 개혁안을 어떻게 시행해야 할지 검토할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보좌진 구성에서도 외부 수혈 기조가 뚜렷했다.
워시 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1기에서 일했으며 보수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의 '프로젝트 2025'에서 연준 개혁 챕터를 직접 집필한 폴 윈프리를 영입했다.
이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청사진으로 기능해 온 문건이다.
워시 의장은 또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에서 재정 정책을 연구해 온 대니얼 하일을 고용했다.
대니얼 코비츠와 에릭 엥스트롬 등 연준에서 다양한 핵심 이슈를 연구해 온 베테랑 이코노미스트 두 명을 합류시켜 팀을 완성했으며 다른 고위직 체제는 일단 그대로 유지했다.
◇FOMC 절차 유지하면서도 내용적 새로운 길 개척
워시 의장의 이 같은 체제 전환은 지난 6월 그의 데뷔 무대였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실행에 옮겨졌다.
NYT는 워시 의장의 첫 회의가 절차적으로는 과거 회의와 동일한 구조를 따랐으나 내용적인 측면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고 평가했다.
워시 의장의 주도로 대폭 간소화된 6월 FOMC 성명서에는 그동안 투자자들이 금리 경로를 예측하는 나침반으로 삼았던 '포워드 가이드라인(선제 안내)' 문구가 완전히 삭제됐다. 향후 금리 힌트를 전면 차단하는 대신 성명서에 중앙은행이 '물가 안정을 달성할 것'임을 명확히 규정했다.
이 같은 물가 안정 강조는 지난 5년간 2% 물가 목표치를 지속적으로 상회하며 의구심을 자아낸 연준의 신뢰성을 회복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저금리 요구를 그대로 수용할 것이라는 시장 일각의 회의론을 불식시키고 의장 본인의 독립적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워시 의장은 6월 FOMC에서 자신의 개인 금리 전망치(점도표) 제출을 거부했다. 이로 인해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은 올해 최소 한 차례 금리 인상을 점친 부류와, 금리 동결 또는 인하를 전망한 부류로 정확히 반반씩 갈라지며 월가에 엇갈린 시선을 낳았다.
지난 5월 연준 이사직에서 물러난 스티븐 마이런 허드슨베이캐피털 경제고문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포워드 가이드라인을 없애면 단기 금융시장의 변동성(volatility)은 필연적으로 커지게 된다"면서도 "그러나 시장에 헛된 힌트를 주다가 경제 변곡점에서 연준이 오판할 확률을 줄여주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불필요한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 급등을 막는 무기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도널드 콘 전 연준 부의장은 "워시의 '물가 안정 강화' 기조는 독립성을 보여주는 훌륭한 장치이지만, 향후 인플레이션이 쉽게 꺾이지 않을 경우 그 스스로가 공언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해야만 하는 압박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했다.
jang7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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