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S 경고-③] 삼중고 시달리는 국채…금리 폭등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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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국제결제은행(BIS)은 국채시장을 둘러싼 세 가지 위험 요인을 주목했다.
높은 공공 부채 및 재정 압박, 비은행 금융기관의 역할 확대 등이 국채 금리를 급격하게 끌어올릴 수 있다고 경고했고, 미국 이외 지역 국채시장의 경우 외환(FX) 스와프시장의 상황 변화에 따른 국채 금리 급등의 연쇄 효과도 상당히 위험하다고 진단했다.
BIS는 29일(현지시간) 연례 보고서를 통해 "많은 국가의 공공 부채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치에 근접한 수준으로 확대됐다"라며 "현재 대규모 재정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향후 몇 년간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향후 재정 압박을 키우는 것은 공공 지출의 늘어날 수밖에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고령화는 많은 국가에서 연금 및 의료비 지출에 지속적인 상승 압력을 가할 것이며, 특히 인프라, 국방, 재생 에너지 분야에 대한 공공 투자 확대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 세입 증대나 기타 공공 지출 삭감 또는 금리·성장률 격차 조정과 같은 상쇄 조치가 없다면, 이러한 지출 압박은 오는 2031년 이후 여러 국가에서 공공 부채의 상당한 증가를 초래할 것이라고 BIS는 경고했다.
높은 공공 부채와 재정 압박의 증가는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재편된 금융 환경과도 연관된다.
선진국과 신흥시장의 국채 금리는 팬데믹 당시 최저점보다 현재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이는 실질 금리와 기간 프리미엄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동시에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팬데믹 이후 최고치에서 둔화했는데, 결과적으로 금리와 성장률의 격차가 축소됐다.
이런 상황은 부채 증가와 함께 많은 국가에서 GDP 대비 이자 지급 비중을 높였으며, 이자 비용은 많은 선진국과 신흥시장에서 가장 큰 지출 항목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관측했다.
높아지는 재정 압박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국채에 대한 구조적인 수요가 유지되어야 한다.
이에 대해 BIS는 "정부 부채에 대한 구조적 수요는 강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지만, 장기적인 추세는 불확실하다"라고 진단했다.
이어서 "인구 고령화와 보건 및 사회 서비스 수요 증가에 따른 총저축 감소 등은 실질 금리에 상승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동시에 "지정학적 긴장 고조는 자본과 노동의 흐름을 방해하고 자산의 안전성에 대한 인식을 약화시켜 인구 통계 및 기타 구조적 요인만으로 예상되는 것보다 더 빨리 금리 하락 추세를 반전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채 시장의 두 번째 위험 요인은 비은행 금융기관(NBFI)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전체 국채 보유량에서 NBFI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21년 44%에서 2025년 53%로 증가했다.
사상 최대 수준에 근접한 공공 부채가 이제는 은행이 아닌 NBFI를 통해 점점 더 많이 보유되고 중개되는데, 이들 기관은 대차대조표나 자금 조달, 위험 관리 등의 관행이 은행과는 현저히 다르다.
BIS는 "NBFI 중에서도 레버리지를 활용하고 자금 조달에 의존하는 기관들의 역할이 커진 데 따라 시스템의 유동성 충격 민감도가 높아지고 있다"라며 "이는 은행의 지급 능력 위험이 통제된 상황에서도 새로운 재정과 금융 간의 위험 고리를 만들어냈다"고 우려했다.
레버리지 헤지펀드는 국채 선물 및 현물시장 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은행이 제공하는 환매조건부채권(레포)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이들의 역할이 특히 커지고 있다.
머니마켓펀드(MMF)와 개방형 채권펀드도 환매로 인한 유동성 경색에 직면할 수 있고, 이는 시장 충격을 전파하거나 증폭시킬 수 있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외환(FX) 헤지 포지션에 따라 국채 시장의 취약성이 유발될 수 있고, 특히 비미국 투자자들이 보유한 달러 익스포저에서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진단됐다.
BIS에 따르면 외환파생상품 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격히 성장했는데, 특히 FX 스와프시장이 가장 빠르게 확대됐다. 비미국 투자자들은 미국 자산을 보유하며 FX 스와프 시장에서 주로 3개월짜리 단기물 계약을 통해 환위험을 헤지한다. 보유한 미국 자산은 10년 이상의 장기 자산인데, 환헤지는 3개월마다 계속 롤오버를 하며 연장하는 구조인 셈이다.
분기말 결산이나 글로벌 금융시장 충격으로 FX 스와프시장이 출렁이면, 환헤지 롤오버가 막히거나 달러를 구하는 비용인 스와프레이트가 급등하게 된다. 비상 사태에 빠진 기관 투자자들은 미국 자산 대신 가장 유동성이 좋은 현지 통화의 국채부터 시장에 내다 팔게 되고, 이는 국채 금리의 폭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BIS는 분석했다.
BIS는 "또한, FX스와프와 레포 시장 간의 연계성이 강화된 것은 이러한 파급 효과를 증폭시킨다"라며 "(달러를 중개하는) 대형 은행들은 두 시장 모두에서 중개 역할을 수행하며, 대차대조표 제약이 강해질 때 두 시장 간의 자산을 서로 대체한다"고 진단했다.
게다가 "소수의 대형 은행이 레버리지를 일으킨 헤지펀드에 대한 레포 대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라며 "이에 따라 자금조달 시장과 국가 간의 스트레스는 빠르게 전파되고 국채 금리 상승 압력은 증폭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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