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뉴욕사무소 "美 성장, 인플레에도 AI 투자가 뒷받침할 것"
(뉴욕=연합인포맥스) 진정호 특파원 = 하반기 미국 경제는 고유가 등에 따른 소비 둔화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AI) 관련 투자가 계속 확대되면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한국은행 뉴욕사무소가 전망했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는 29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내다봤다.
한국은행은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면서 실질소득 상승폭이 제약됨에 따라 개인소비는 둔화할 것"으로 판단했다.
그럼에도 "기업 투자는 하반기에도 AI 관련 지출 확대가 지속되면서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됐음에도 투자가 견고한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주요 투자은행은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을 지난 전망(2.0% 내외)과 유사한 2%대 초반으로 제시했다"며 "이는 약 2%로 추정되는 잠재성장률에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한은은 "특히 에너지 등 필수 소비재 지출 비중이 높은 저소득층은 물가 상승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아 소비 제약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반면 고소득층은 자산 가격 상승에 따른 부의 효과와 양호한 재무 여건에 힘입어 비교적 견고한 소비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업 투자에 대해선 "주요 빅테크의 AI 자본지출 규모는 올해 8천140억달러로 전년 대비 두 배에 가까운 증가세를 나타낼 것"이라며 "이에 반해 AI가 아닌 부문의 투자는 경기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다.
정부 지출에 대해선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감세 및 관세 환급 등으로 세입이 감소함에 따라 재정 적자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또 고용에 관해선 "취업자 수 증가세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실업률도 현재 수준에서 큰 변동 없이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할 것"이라며 "다만 일각에선 최근 일자리 증가가 월드컵 특수에 기인해 숙박, 음식, 의료 부문에 편중됐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가에 대해선 하반기에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물가 목표치를 크게 웃돌 가능성이 크다고 한은은 내다봤다.
한은은 "당초 예상과 달리 이란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이 기간 원활히 작동하지 못했던 글로벌 공급망이 원상 복구되기엔 시간이 오래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라며 "대부분의 시장 참가자는 적어도 올해 하반기까진 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공급망 훼손의 여파가 생산자 물가 상승을 거쳐 소비자 물가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고 전했다.
한은은 데이터센터 등 AI 투자 수요도 소비자물가에 상승 압력을 넣을 것으로 보인다며 반도체, 컴퓨터 장비, 갈륨 같은 핵심 원자재뿐만 아니라 데이터 센터가 막대한 전력을 사용하면서 전력 수급 불균형이 나타나고 전력 가격이 뛸 것으로 우려했다.
미국 통화정책에 관해선 "대다수 투자은행은 이번 금리인하 사이클이 종료됐고 연내 금리인하 기대는 사실상 소멸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는 "미국과 이란의 최종 협상 타결이 지연되고 그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 미국 중간선거 이후의 정치 지형 변화, AI 설비투자 확대의 지속가능성과 그에 대한 의구심 등을 들 수 있다"고 말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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