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과 세계 통화전쟁을 벌이는 방식
(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중국은 달러를 위안화로 대체하는 방식보다는, 달러 중심의 글로벌 시스템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금융 인프라를 체계적으로 구축해 나가고 있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롱뷰 글로벌의 상무이사 겸 수석 연구원인 드워드릭 맥닐은 28일(현지시간) CNBC 기고를 통해 "20년간의 위안화 국제화 계획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중국 지도부는 지난 2008년부터 2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 노력했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중국은 위안화 무역 결제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역외 청산소를 설립하고, 통화스와프 협정을 확대했다. 대체 결제 인프라 개발과 자본시장의 일부 개방도 이뤄졌다.
달러의 지배력이 대체되거나 약화되지 않았지만, 중국의 역사는 즉각적인 변화나 신속한 대응보다는 체계적인 결단력과 점진적인 발전에 관한 것이라고 맥닐은 평가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제15차 5개년 계획 시행 첫해와 맞물려 이번 달 발표된 루자쭈이 포럼 발표 내용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루자쭈이 포럼은 중국 최고의 금융 정책 회의로, 정책 당국과 규제 당국, 은행권, 투자자 등이 모인다.
올해 포럼에서 중국은 역외 위안화(RMB) 금융의 확대와 상하이의 국제 금융 중심지로서의 역할 강화, 외국 중앙은행 및 국부펀드 투자자를 위한 새로운 유동성 지원책 마련, 국경 간 위안화 거래 확대 등을 발표했다.
맥닐은 "중국 지도자들은 중국을 '금융 강국'으로 건설하고, 상하이와 홍콩을 국제 금융 중심지로 강화하며, 역외 위안화 시장을 확대하고, 국경 간 결제 인프라를 개설하고, 위안화 국제화를 꾸준히 추진하겠다는 목표를 거듭 강조해 왔다"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중요한 것은 이런 목표들이 더는 학자들 사이의 단순한 논의 주제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제 이 목표들은 중국의 주요 국가 계획 문서에 명시되어 있다"라며 "이는 규제 기관과 국영 은행, 지방 정부 및 금융 기관 모두가 이러한 목표를 지원하기 위해 자원과 정책 결정을 조율할 것이라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또한, "중국이 이러한 개혁을 추진하는 것은 단순히 월가(투자자)를 만족시키거나 금융 자유화 경제로 거듭났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미국의 금융 레버리지에 대한 중국의 노출을 줄이고, 국제 무대에서 자국 이익을 추구하는 데 전략적 자유를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결과적으로 중국 관련 금융 노출을 둘러싼 지정학적 위험은 감소하기보다는 오히려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맥닐은 "미국을 제외한 많은 국가가 중국의 이번 발표 내용을 환영할 가능성이 크다"라며 "이들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위험 회피 수단을 매력적으로 여기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은 전략적인 승리를 위해 위안화가 달러를 대체할 필요가 없다"라며 "사실, 중국의 목표는 훨씬 더 소박하고 따라서 달성 가능성이 크다. 바로 각국이 더는 달러 기반 시스템에만 의존할 필요가 없도록 충분한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예상했다.
맥닐은 "이를 위해서는 실행 가능한 대안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의 국가, 기관, 투자자만 있으면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무역, 에너지 거래, 국가 외환보유액, 개발 금융, 국경 간 결제 중 상당 부분이 전통적인 달러 채널 밖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세상은 불과 10년 전의 세상과는 전략적으로 다르다"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바로 이러한 가능성이 중국 상하이 루자쭈이 포럼에서 발표된 내용의 진정한 의미"라며 "따라서 미국이 직면한 과제는 단순히 위안화가 차기 달러가 될지 여부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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