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은 지금] 연준은 정말 매파적으로 변할까
  • 일시 : 2026-06-29 08:00:02
  • [뉴욕은 지금] 연준은 정말 매파적으로 변할까





    (뉴욕=연합인포맥스) 최진우 특파원 = 국제유가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를 매파적으로 돌려세운 핵심 변수였다.

    유가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로 전쟁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왔다.

    그런데 시장은 오히려 더 매파적인 연준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이 역설이 최근 금융시장 거래의 핵심이다.

    숫자로 되짚어보자. 미국과 이란이 지난 2월 28일 전쟁을 시작한 이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근월물은 3월 9일 장중 배럴당 119.48달러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5월 하순 100달러 밑으로 내려온 뒤 지난 26일에는 전쟁 이전 수준인 69.23달러까지 되돌아갔다.

    유가 하락에도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란 전쟁 발발 직후인 3월 2일 장중 3.3650%까지 낮아졌던 2년물 금리는 이후 한때 4.2410%까지 치솟았다.

    유가가 하락하면 기대인플레이션은 낮아지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런데 동시에 명목금리는 오르고 있다. 이는 시장이 단순한 유가 변동보다 연준의 반응함수 변화에 더 주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즉, 시장은 지난 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계기로 연준이 물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쪽으로 돌아섰다고 본다.

    유가 하락은 원래 비둘기파적 재료지만, 시장은 이를 압도할 만큼 연준의 긴축 의지를 강하게 가격에 반영한 셈이다. 그 결과 기대인플레이션은 내려갔지만, 명목금리가 오르면서 실질금리는 빠르게 상승했다.

    실질금리 상승은 금과 비트코인에는 직접적인 악재로 작용했다.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자산이고, 역시 이자가 없는 비트코인도 유동성과 실질금리에 민감한 위험자산이다.

    달러 강세와 실질금리 상승 속에 금 선물 가격은 4,000달러선까지 밀렸고, 작년 후반 12만달러를 넘던 비트코인도 6만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다만, 현재의 가격 움직임이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유가가 5월 중순 이후 빠르게 하락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지표에는 디스인플레이션 압력이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헤드라인과 근원물가가 함께 둔화한다면 시장은 '연준이 정말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다시 던지게 될 것이다. 이 경우 최근의 금리 상승, 달러 강세, 금·비트코인 약세는 되돌림 압력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위험도 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시차를 두고 근원물가로 전이됐거나, 서비스 물가가 끈적하게 유지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유가 하락으로 물가 눈높이는 낮아졌는데(디스인플레이션), 연준의 강한 긴축 의지 때문에 금리는 오히려 오르는(매파 연준) 모순된 동거.

    아마, 두 거래 중 어느 쪽이 살아남을지는 다음 달에 나올 6월 CPI가 가를 가능성이 크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에 대한 정치적 압박도 변수다. 워시 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충분히 독립적이지 않다는 시장의 우려를 안고 출발했다.

    임기 초에는 물가 안정과 중앙은행 독립성을 강조하며 매파적 색채를 보일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유가 하락으로 물가 압력이 빠르게 완화된다면, 그는 새로운 인플레이션 프레임워크를 근거로 금리 인하 논리를 다시 구축할 수도 있다.

    과연 6월 FOMC는 구조적 매파 전환이었을까. 아니면 워시 의장이 임기 초 신뢰 확보를 위해 선택한 일시적 매파 신호였을까. 시장은 현재 전자에 베팅하고 있지만, 유가와 CPI가 후자를 뒷받침한다면 가격은 다시 빠르게 되돌려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다시 금리 인하를 촉구하고 있다. 지난 24일에도 "우리는 낮은 금리가 필요하다"면서 "낮은 금리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낮은 금리를 원한다. 워시 의장은 독립성을 증명해야 한다. 그러나 물가가 둔화한다면 두 사람의 이해관계는 예상보다 빨리 같은 방향을 향할 수도 있다. 시장이 6월 CPI를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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