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 건전성 노력 안하면 결국 국채시장에 의해 벌 받을 것"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 선임기자 = 미국 정부가 재정 건전성과 정책 신뢰성 확보를 통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중추인 미국채시장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렇지 않으면 되레 시장을 통한 진통을 겪은 후에 강제로 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가 덧붙여졌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4일 사설을 통해, 30조 달러 규모의 미 국채 시장은 수요 역학의 변화, 대규모 미 재정 적자, 예상치 못한 정책 결정 등의 충격 때문에 흔들리고 있다며 미 정부는 더 비싸고 변동성이 큰 차입 비용을 피하려면 이러한 위험 요소들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30년 만기 미 국채 발행 수익률은 2007년 이후 처음으로 5%를 기록했다.
◇ 미 국채 수요 커지지 않고 있다
우선 수요가 약해졌다. 2000년대 초 수출 주도 아시아를 포함한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상당량의 저축을 가장 안전한 미 국채에 넣었다.
이러한 과도한 수요는 미국이 저금리로 재정 적자를 충당할 수 있게 했다.
전직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인 벤 버냉키는 이 현상을 두고 '글로벌 저축 과잉'이라고 호칭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미국 정부가 국채를 발행하면서 대규모 적자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해외 중앙은행들의 미 국채 매입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부분적으로 중국이 위안화 약세를 방어하기 위해 보유액을 허문 데다 경제 제재에 대한 가능성으로 러시아와 중국이 미 국채에서 금 같은 자산으로 자산을 다양화하는 전략적 선택에 기인한다.
◇ 국채 수요자도 달라졌다
전 미 재무부 관리였던 겡 응암분아난이 지적한 대로, 다른 요인은 미 국채 수요자가 달라졌다는 점이다.
헤지 펀드 같은 단기물 투자자들이 미 국채로 몰려들고 있다. 이들은 지난 5년간 비중을 두배로 늘려 시장 비중이 사상 최고치에 달했다.
하지만 중앙은행과 연기금이 안전 자산을 매입하는 것과 다르게, 헤지펀드들은 수익률에 민감했고, 시장 변동기에 빠르게 팔아버렸다.
많은 헤지펀드가 작은 가격 차를 노리기 위해 시장에서 빌린 자금으로 거래했고, 이는 결국 변동성을 배가시켰다.
결국 늘어나는 국채 물량을 사는 구매자가 줄면서 최근 몇 년간 국채 수익률이 소폭 상승했다. 유럽중앙은행 위원인 이사벨 슈나벨은 전 세계적 글로벌 저축 과잉이 '전 세계적 채권 과잉'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선언했다.
◇ 미 국채시장의 구조 변화 필요
미 국채시장에 대한 구조 변화는 시장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미 국채에 대한 중앙청산을 의무화하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했는데, 이는 거래 상대방 위험을 줄이고, 유동성을 개선해 차입비용을 낮출 수 있다.
또 금융위기 이후 도입된 은행 자본 요건을 수정하면 은행들이 더 많은 국채를 사서 보유할 수 있으며 성장하는 스테이블코인 시장도 국채에 대한 수요를 확대할 수 있다. 다만, 제대로 감독이 되지 않는다면 새로운 부담의 원천이 될 수 있다.
케빈 워시 신임 의장 체제의 연준도 비상 대응책을 개발하는 등 국채 시장의 불안정성을 해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워시 의장이 양적 긴축과 선제적 안내 축소를 선호한다고 밝힌 점은 문제다. 둘 다 차입 비용을 상승시킨다.
◇ 시장 개혁돼도 펀더멘털 안 바뀌면…
이런 개혁이 미 국채 시장의 신뢰를 높일 순 있지만, 정책 결정이 변덕스럽고, 정부가 계속 막대한 재정 적자를 지속하는 한 문제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미 국채시장의 불안정성을 해소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미정부가 재정 책임과 정책 안정성 확보를 위해 더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부정적인 시장 반응이 어쩔 수 없이 정부가 개혁에 나서도록 강제할 것이라고 매체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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