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상황 판박이"…日당국발 달러-원 급락 주의보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일본 외환당국의 적극적인 실개입으로 급락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년 전 달러-엔 환율이 한 달여 동안 20엔 가까이 떨어졌던 때와 매우 유사한 여건이 마련됐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19일 연합인포맥스 통화별 현재가(화면번호 6416)에 따르면 달러-엔 환율은 지난 4월 30일 160엔대에서 155엔대까지 5엔가량 급락한 이후 꾸준히 낙폭을 되돌려 이달 초 다시 160엔 위로 올라섰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에 합의하고 일본은행(BOJ)이 기준 금리를 1%로 31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끌어올렸으나 달러-엔 환율은 좀처럼 내리막을 걷지 못하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달러-원 환율이 1,500원대에서 내려가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로 떨어지지 않는 달러-엔 환율을 꼽고 있다.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하고 코스피 급등세 속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투매 랠리가 진정됐는데도 계속되는 엔화 약세가 원화까지 약세로 이끌고 있다는 생각이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달러-엔 환율이 빠지지 않는데 엔화에 무슨 일이 있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라며 높은 달러-엔 환율을 달러-원 환율 하락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았다.
달러-엔 환율이 160엔 아래로 내려오지 못하는 이유로 미국 통화 긴축 기대에 따른 강달러, 무겁게 쌓인 엔화 숏(매도) 포지션 등이 거론된다.
이런 상황이 지난 2024년 7월의 달러-엔 환율 급락 당시를 떠올리게 하므로 일본 외환당국의 고강도 개입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2년 전 달러-엔 환율이 160엔 위로 올라서며 고공행진했을 때 상승 흐름을 이끌었던 배경은 양호한 미국 경제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 기대였다. 엔화 매도 포지션 역시 대거 누적됐었다. 현재와 동일한 대외 여건이 펼쳐졌던 셈이다.
이에 일본 외환당국은 작심하고 매도 개입에 나서 달러-엔 환율을 끌어내렸다. 2024년 7월 11일에 161엔대에서 출발했던 달러-엔 환율은 당일 157엔대까지 미끄러졌고 한 달 동안 가파른 내리막이 이어졌다.
채 한 달이 지나기 전인 같은 해 8월 5일 달러-엔 환율은 141엔대까지 떨어지며 20엔 가량을 내려왔다. 일본 외환당국이 개입을 통해 보낸 분명한 메시지와 실력 행사, 연준의 금리 인하 전환 가능성이 낙폭을 키운 결과다.
현재 달러-원, 달러-엔 환율은 연준의 금리 인상 전환에 대한 기대 속에 각각 1,500원대와 160엔대에 붙잡혀있다.
엔화 매도 포지션은 수년래 최대 규모로 누적된 상태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지난 9일로 끝난 주간에 레버리지펀드의 엔화 순 포지션은 마이너스(-) 11만5천36계약으로 9년 만에 최대다.
이는 언제든 일본 외환당국이 개입에 나설 수 있는 상황임을 시사한다. 지난 4월 말 대대적으로 개입했던 움직임이 반복되면서 추세가 바뀔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얘기다.
가타야마 사츠키 일본 재무상이 이날 "엔화의 투기적 움직임에 단호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한 가운데 미국, 중국, 홍콩, 대만 등 금융시장이 휴장인 이날 일본 당국의 개입이 단행될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대규모 개입으로 달러-엔 환율이 160엔 아래로 급락할 경우 달러-원 환율 하단 역시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일 외환당국이 긴밀히 공조하며 수시로 소통하는 것으로 전해지는데 동시 개입 등으로 기대 이상의 파장이 일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
한 외환시장 전문가는 "달러-엔 환율이 BOJ의 금리 인상에도 160엔을 웃돌고 엔화 매도 포지션도 누적된 상태"라며 "2년 전 달러-엔이 한 달 동안 20엔 떨어졌던 때를 떠올리게 하는 상황으로 일본 당국이 조만간 개입에 나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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