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人 투자 촉진하는 SK하이닉스 美 상장…NPS급 환시 '게임체인저' 되나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으로 외국인 투자 자금이 밀려들면서 달러 수급도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유입되는 자금 규모가 워낙 커 국민연금(NPS)의 시장 영향력에 비견될 정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미국 ADR 상장을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른 시일 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승인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ADR은 외국 기업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미국 시장에서 거래되는 증서다. ADR 상장으로 미국 투자자들이 직접 투자할 기회가 생기며 미국 기관투자자와 반도체 섹터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등으로 투자자 기반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ADR 상장으로 수백억달러를 조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미래에셋증권은 현재 상장 주식 수의 2.5% 수준을 ADR로 발행한다고 가정해 예상 시가총액을 277억달러(약 42조원)으로 추산했다. 최소 140억달러(약 21조원)를 조달할 것이란 예상도 있다.
SK하이닉스가 조달할 자금의 구체적인 사용처를 밝히지 않고 있으나 국내 설비 투자 등을 위해 자금을 들고 들어올 경우 대규모 달러 유입과 환전이 이뤄지게 된다.
과거 외환시장 '큰손' 국민연금은 월간 달러 수요가 적게는 20억달러에서 30억달러 이상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미래에셋이 예상한 규모대로라면 이는 국민연금의 1년치 달러 수요에 육박한다.
SK하이닉스가 달러-원 환율에 상당한 하방 압력을 가하는 외환시장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외국인 투자 자금의 유입을 유발하는 이벤트가 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ADR 발행으로 SK하이닉스 주식이 재평가되면서 역외 투자 자금이 밀려들 것이란 생각이다.
특히 대표 반도체 지수인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에 편입될 경우 이를 추종하는 ETF와 패시브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주가가 급등할 수 있다.
현재 경쟁사인 마이크론 대비 저평가된 상태이므로 상승 여력이 많이 남아 있다는 분석이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외국인 자금이 선제적으로 유입된다면 달러-원 환율 상단을 무겁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ADR 발행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마이크론 등 경쟁사 대비 현저한 저평가가 즉각적으로 줄어들 수 있고 글로벌 투자자의 저변을 넓히며 나스닥 및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편입 시 패시브 펀드 편입 수급을 받아 재평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달 SEC 승인 이후 8월 상장이 가능할 것"이라며 "ADR 발행에 따라 마이크론을 보유한 펀드들의 즉각적인 편입이 발생하면서 주가의 가파른 재평가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ADR 상장시 차익거래 유인이 생겨 외국인 투자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미국에 상장된 ADR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본주 가격보다 비싸질 경우 글로벌 투자자들이 차익거래를 위해 국내로 앞다퉈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에도 달러 유입이 발생하므로 달러-원 환율은 하방 압력을 받게 된다.
물론 SK하이닉스가 ADR로 조달할 자금의 사용처가 아직 불분명하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편입 여부 등도 불확실하므로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속단할 수는 없는 단계다.
또 주가 급등으로 오히려 외국인 투자자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염려도 있다.
그러나 국내 시설투자 수요가 분명해 환전이 예상되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반도체 및 인공지능(AI) 투자 열기가 뜨거운 점은 향후 꾸준한 투자자금 유입을 예상케 한다.
아울러 최근 SK하이닉스가 활발하게 네고물량을 쏟아내고 있어 지속적인 달러-원 환율 하락 요인이 될 것이란 기대가 감돈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요즘 SK하이닉스가 달러를 많이 팔고 있다"며 "상당한 규모의 매도가 지속해 달러-원 환율 상단을 제한하는 핵심 주체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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