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해외투자 확대는 환율 상승 요인…투자소득 환류가 관건"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해외투자 확대가 원화 약세 압력을 키우는 반면 해외에서 벌어들인 투자소득의 국내 환류는 환율 안정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한국은행 분석이 나왔다.
다만 투자소득이 늘더라도 상당 부분이 현지에 재투자되면 실제 외환시장으로 유입되는 달러는 제한될 수 있어 향후 환율 흐름은 투자소득 규모보다 국내 환류 여부에 좌우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신상호 한국은행 국제국 자본이동분석팀 과장은 18일 발표한 'BOK 이슈노트: 해외투자와 투자소득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해외투자 확대와 투자소득 증가가 환율에 서로 다른 방향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지난해 해외 증권투자는 1천403억달러로 전년의 두 배를 웃돌았고 순대외금융자산은 지난해 말 9천42억달러로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우리나라 투자소득수지는 2011년 이후 흑자를 지속하고 있으며 경상수지 내 비중도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한은 분석 결과 해외투자가 평균 수준보다 약 3% 증가할 경우 달러-원 환율은 약 0.7%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투자를 위한 달러 수요가 늘면서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지는 영향이다.
반면 투자소득이 평균 대비 약 8% 증가하면 달러-원 환율은 약 0.4%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해외에서 발생한 배당과 이자 수익이 국내로 유입되면서 외환시장 달러 공급을 늘리는 효과 때문이다.
다만 투자소득 증가가 곧바로 환율 안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직접투자 수익이 배당금 형태로 국내에 송금되지 않고 현지에 재투자되거나 유보될 경우 투자소득 흑자와 실제 외환시장 유입 규모 사이에 괴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고서는 재투자 비중이 1%포인트 높아질 경우 달러-원 환율이 약 0.4%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한은은 일본을 투자소득 확대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제시했다.
일본은 상품수지가 적자인 상황에서도 막대한 본원소득수지를 바탕으로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하고 있지만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 상당 부분이 현지에 재투자되면서 엔화 약세 압력이 지속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본의 재투자 비중은 2010년 이후 평균 46% 수준이다.
신 과장은 "일본은 상품수지가 적자인 가운데 재투자 비중이 상당히 높아 해외 수익이 일본으로 환류되지 않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은 아베노믹스 이후 국내 투자수익률이 낮아지면서 기업 입장에서 해외 수익을 적극적으로 환류할 유인이 크지 않았다"며 "한국과 일본의 시차는 대략 20∼30년 정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본의 엔화 약세를 단순히 투자소득 확대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신 과장은 "플라자합의에 따른 엔화 절상, 저금리 정책, 고령화 등 다양한 요인이 함께 작용했다"며 "일본 사례를 그대로 한국에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부연했다.
한은은 향후 외환시장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투자소득 규모뿐 아니라 국내 환류를 촉진하는 정책적 노력도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는 해외 자회사 배당의 국내 송금을 확대하고 기관투자자의 안정적인 환헤지를 유도할 경우 투자소득의 환율 안정 효과가 보다 커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신 과장은 "해외투자 확대는 환율 상승 요인으로, 투자소득 증가는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두 효과가 자동적으로 상쇄되는 것은 아니다"며 "결국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이 국내로 얼마나 환류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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