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은 지금] 마라도나 닮은 신현송과 거부한 워시의 점도표 활용법
  • 일시 : 2026-06-18 09:33:44
  • [한은은 지금] 마라도나 닮은 신현송과 거부한 워시의 점도표 활용법



    (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점도표를 두고 우리나라와 미국 통화정책 수장들의 행보가 크게 엇갈려 눈길을 끈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점도표'를 업고 직선 드리블을 시도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 멈출지 신호를 제시하지 않고 가야 할 방향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마라도나'를 닮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마라도나는 글로벌 중앙은행가들이 통화정책과 기대 관리를 설명할 때 자주 소환하는 상징적 비유다.

    ◇ '마라도나' 닮은 신현송 총재의 통화정책

    머빈 킹 영국중앙은행 총재는 지난 2005년 통화정책과 기대관리를 설명하면서 마라도나를 들었다.

    마라도나는 1986년 멕시코 월드컵 8강전에서 영국 수비수 5~6명을 제치고 50~60미터를 단독 드리블해서 골을 넣었다.

    드리블 궤적은 직선에 가까웠다. 수비수들이 '이번엔 오른쪽, 다음엔 왼쪽으로' 꺾을 것이라 예측하며 움직인 사이, 오히려 그 직선의 길이 열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킹 총재는 이 장면을 금융시장에 대입했다. 중앙은행이 인플레 목표를 절대 놓치지 않을 것이라 시장이 믿는 순간, 그 기대가 자산 가격에 선반영되면서 긴축 효과가 난다는 것이다.

    마라도나가 과장된 꺾기 없이도 직선 드리블로 골을 만들어냈듯, 중앙은행 역시 큰 폭의 금리 인상 없이도 물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 점도표 활용하는 신현송 총재

    부임 이전만 하더라도 신현송 총재가 점도표의 소통방식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신 총재는 후보자 시절 점도표의 유지 여부 질문에 "효과적인 정책 커뮤니케이션은 중앙은행만 일방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과 양방향으로 소통하면서 시장의 가격기능이 원활히 작동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방향을 언급한 점을 고려하면 현재 시행하는 점도표에 문제의식을 지닌 것 아니냐는 해석 등이 나왔다.

    다만 금리 인상 기조 돌입 국면에서 점도표를 적극 활용하는 모양새다.

    신 총재는 지난 5월 금통위 기자간담회에서 "언제, 얼마나 빨리, 어디까지 올리느냐, 점도표를 보면 어느 정도 해답이 보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내년에도 상당히 견조한 성장세를 전망하고 있고, 이에 관한 함의를 생각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아직 첫 번째 금리 인상도 시작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채권시장은 대략 네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선반영하며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 선제 인상 반영 탐탁지 않은 워시 의장

    점도표를 대하는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의장은 이와 반대라 눈길을 끈다.

    워시 의장은 점도표에 점을 찍지 않았다. 그는 "이 위원회에서는 참가자들이 이러한 전망치를 제출하는 것이 관행이었으며, 나는 동료들에게도 계속 그렇게 할 것을 권장했다"면서도 "그러나 나는 적어도 현재 구조의 SEP에 대한 나의 오랜 견해와 일관되게, 나 자신의 전망치는 제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금리인하를 요구받는 워시 의장의 '궁여지책'으로도 볼 수 있다. 매파적으로 찍힌 점도표에 힘을 실어준다면 금융시장이 앞당겨서 금리 인상 경로를 반영하는 것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매파적인 거시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금리인하 주장을 꺼내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시장이 연준 긴축을 염두에 두고 여러 차례 인상 경로를 선반영하는 것을 피하려 했을 수 있다.

    다만 결국 모든 시장 가격은 경제 펀더멘털에 수렴한다는 점에서 중앙은행의 소통 여지도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 (경제부 시장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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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wroh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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