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환전략] '해외서 벌어 현지서 쓴다'…자동차 자연헤지
  • 일시 : 2026-06-17 09:19:01
  • [기업 환전략] '해외서 벌어 현지서 쓴다'…자동차 자연헤지



    (서울=연합뉴스) 기아가 국내 대표 대형 RV 카니발의 신규 라인업인 '더 기아 카니발 하이루프'를 15일 출시하고 계약을 개시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카니발 하이루프 외장. 2026.6.15 [현대자동차·기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정부가 환율 안정을 위해 주요 수출기업에 협력을 요청하면서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외환시장에 공급할 수 있는 달러 물량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수출대금을 환전하고 통화선도 등을 활용해 환위험을 관리한다.

    다만 해외 생산·판매법인의 현지 외화 수입과 지출이 큰 만큼, 해외 매출 전부가 국내 환전 물량으로 이어지지는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해외서 벌어 현지서 쓴다…'자연헤지'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외화 유입과 유출의 통화와 만기를 맞춰 환노출을 우선 줄이고, 이후 남는 위험은 통화선도·옵션·스와프 등을 통해 관리하고 있다.

    앞서 허장 재정경제부 2차관은 지난 11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차·기아,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주요 수출기업과 간담회를 열었다.

    허 차관은 이 자리에서 "외환시장의 수급 개선 및 변동성을 완화하는 데 역할을 수행해달라"고 당부했다. 정부와 기업들은 수출대금의 즉시 환전과 해외 유보자금의 국내 유입 확대 방안 등을 논의했다.

    다만 자동차업계는 해외 생산과 현지 판매 비중이 큰 만큼 외화를 모두 국내로 들여와 원화로 환전하지는 않는다.

    해외 판매법인이 외화를 벌어들이더라도 생산비와 부품대금, 인건비, 판매비용 등을 같은 통화로 지급하면 별도의 환전 없이 환위험이 줄어든다. 해외에서 발생한 외화를 현지 결제에 다시 사용하는 자연헤지가 이뤄지는 셈이다.

    한 자동차업체 관계자는 "환헤지 비중과 구체적인 운용 수치는 공개하기 어렵다"면서도 "현대차와 기아는 모두 글로벌 사업장이 많다 보니 현지에서 외화 수입과 지출이 함께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외화를 모두 원화로 즉시 환전하는 구조는 아니며, 현지에서 외화를 보유하다가 필요할 때 결제에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외화 유입과 유출을 통화별·만기별로 일치시키고 환율 전망에 따라 결제 시점을 조정하고 있다. 자연헤지 이후 남는 환위험에는 통화선도와 옵션, 스와프 등을 활용한다.

    기아도 매출채권과 지급채무에 네고 등 무역금융을 활용해 환노출 기간을 줄이고 있다.

    향후 12개월 이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현금흐름은 통화선도·옵션으로 관리하고, 장기 외화 조달에는 통화스와프를 활용한다.

    양사는 구체적인 환헤지 비율이나 통화선도 매도 규모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해외 매출이나 수출액만으로 서울외환시장에 공급될 달러 물량을 추산하기는 다소 어렵다.



    ◇고환율 실적엔 플러스…환평가 부담도

    한편 고환율은 양사 실적에 대체로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연합인포맥스 일별 거래 종합(화면번호 215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이달 8일 서울장 시간대에 1,555.20원까지 급등했다. 연장거래 시간대까지 포함하면 지난 5일 1,561.50원까지 치솟으며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화 약세는 외화 매출을 원화로 환산할 때 매출과 이익을 늘리는 요인이다. 특히 국내에서 생산한 차량을 해외로 수출할 경우 비용은 주로 원화로 발생하는 만큼 환율 상승에 따른 수익성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대차는 올해 1분기 자동차 부문의 환율효과가 연결 매출을 9천970억원, 영업이익을 250억원 늘렸다고 분석했다.

    기아도 환율효과가 영업이익에 930억원 규모의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기아의 1분기 경영실적 자료에 따르면 평균 달러-원 환율은 지난해 1분기 1,453원에서 올해 1분기 1,464원으로 11원 상승했다.

    다만, 고환율이 수출기업에 항상 호재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기아는 달러-원 기말환율 상승으로 외화 판매보증충당부채의 환평가 부담이 약 2천557억원 발생했다고 밝혔다.

    해외 생산 비중이 커질수록 외화 매출과 함께 현지 통화로 지출하는 비용도 늘어난다. 이에 따라 자동차업체가 누리는 고환율 효과 역시 국내생산 수출 물량과 해외생산 비중, 통화별 매출·비용 구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jy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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