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40원 돌파] 바뀐 패러다임…"外人 주식매도 사라져도 큰폭 하락 쉽지 않아"
  • 일시 : 2026-06-05 08:51:07
  • [1,540원 돌파] 바뀐 패러다임…"外人 주식매도 사라져도 큰폭 하락 쉽지 않아"

    "달러-원 1,500원대 안착할 수도…외환위기 때와 상황 달라"



    IBK투자증권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달러-원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은 가운데, 원화 약세 흐름이 단기에 그치지 않고 1,500원대에 안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중동 리스크와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단기적인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이들 요인이 소멸되더라도 미국에 대한 대규모 투자 약정 등 중장기적인 달러 수요 요인이 남아 있다는 진단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5일 보고서에서 "최근의 단기적인 환율 상승 요인이 마무리된다고 해도, 환율은 대미 투자 약정 등 다른 요인들로 인해 쉽게 하락하기 어렵다"며 "장기적으로는 바뀐 패러다임에 의한 적정 수준을 아직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고 평가했다.

    정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월 하순 1,420원대까지 하락했던 달러-원 환율이 큰 폭으로 오른 직접적인 계기로 미국과 이란 간 전쟁과 그에 따른 국제유가 폭등을 지목했다.

    그는 "에너지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높고, 특히 중동산 원유와 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취약점이 부각되며 타 통화 대비 원화의 절하 폭이 크게 나타났다"며 "최근 환율 상승도 종전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진 부분을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의 국내주식 매도세도 주요한 환율 상승 원인으로 꼽았다.

    정 이코노미스트는 "외국인의 주식 매도와 달러 매수 흐름은 우리 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외국인의 비중만큼 중요한 환율 변동 요인으로 작용해왔다"며 "지난달 중순 이후 일평균 3조원 수준으로 매도 규모가 급격하게 커지며 영향력이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 매도는 한국 증시를 부정적으로 보고 떠나는 것이 아닌, 과매수 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포트폴리오 재조정 성격'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중동 리스크와 외국인 주식 매도 요인이 사라지더라도 달러-원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하기는 쉽지 않다고 봤다.

    정 이코노미스트는 "아직 본격적으로 대미 투자가 집행되기 전이지만, 기업과 같은 경제주체나 외환시장 참여자들에게 은연 중 심리적인 압박을 주고 있다고 본다"며 "미국에 투자를 약정한 기업들은 현지 통화인 달러로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있는 만큼, 수출과 수입이 크게 늘었다고 해도 원화로 환전해 국내로 자금을 들여올 유인이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는 "투자가 시작되면 대규모 달러 수요가 발생한다는 점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대만 등 미국 수출 의존도가 높고, 대규모 대미 투자에 합의한 국가들의 통화가 지난해 이후 달러 대비 큰 폭으로 절하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정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이나 대만도 수출 호황으로 경상수지 흑자가 폭증했고 성장률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으며 미국과 금리 차도 지난해 이후 크게 줄고 있다"며 "환율을 설명하는 전통적인 펀더멘털 변수들과 통화 가치가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적으로는 단기적으로 반락할 수 있다고 봤다.

    달러-원의 단기 추세대 상단이 1,530원선에 있는 만큼, 환율은 단기에 급등하기보다는 종전 이슈 등을 통해 잠시 반락하는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다만 추세대 자체는 저점을 계속 높여가며 견고한 상향 추세대가 유지되고 있고, 대미 투자 등 중장기적인 변동성 요인이 남아있다는 점에서 환율이 1,500원대에 안착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환율 하락에 대한 섣부른 예단보다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변화된 패러다임에 의해 원화가 적정 수준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며 "1,500원대나 특정 환율 수준에 대한 지나친 의미 부여나 불안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우리가 겪었던 외환위기 때와는 상황이 다르고, 우리나라 신용도에 문제가 없다면 단순한 환율 수준 자체는 큰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다른 국가들도 실질실효환율 장기 추세가 하락 국면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원화의 절하가 꼭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IBK투자증권


    jy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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