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K 컨퍼런스] 스테이블코인=1970년대 등장한 MMF…"금융시스템 구조 바꿀 잠재력"
  • 일시 : 2026-06-01 10:13:18
  • [BOK 컨퍼런스] 스테이블코인=1970년대 등장한 MMF…"금융시스템 구조 바꿀 잠재력"

    슈나벨 ECB 집행이사 "스테이블코인 확산, 달러 패권 더 강화"



    (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윤시윤 김학성 기자 = 이사벨 슈나벨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는 스테이블코인의 확산이 미국 달러화의 국제적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슈나벨 이사는 1일 중구 한국은행 별관에서 열린 'BOK 국제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오늘날 스테이블코인의 대부분은 달러화 표시"라며 "스테이블코인 사용 확대는 미국 달러의 국제적 지배력을 한층 더 고착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화 기반 금융시스템은 펀더멘털 자체보다는 그 지속성과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스스로 강화돼 왔다"며 "스테이블코인은 이러한 경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통화 신뢰도가 낮은 국가에서는 달러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사실상의 대체 통화 역할을 하면서 통화 주권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슈나벨 이사는 "달러화의 확산은 의도적인 통화 선택의 결과라기보다 새로운 기술 채택의 부산물일 수 있다"며 "통화 신뢰도가 약한 국가의 거주자들이 점점 더 달러화 표시 자산을 보유하게 되면서 국내 통화정책의 효과는 약화되고 환율 효과는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총 규모가 3천억달러에 육박하고 있으며 가장 큰 규모인 테더(USDT)와 USD코인(USDC)이 전체 시장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체 달러 표시 스테이블코인은 99.7%에 달한다.

    반면 유로화 연동 스테이블코인은 시가총액이 약 5억유로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슈나벨 이사는 덧붙였다.

    ◇"스테이블코인은 MMF와 유사"…은행 탈중개화 우려

    슈나벨 이사는 스테이블코인을 1970년대 등장한 머니마켓펀드(MMF)와 비교하며 금융시스템 구조를 바꿀 잠재력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은 MMF와 마찬가지로 안전자산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가치 안정성을 제공하며 은행 시스템 외부에서 작동한다"며 "은행 탈중개화(disintermediation)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계와 기업이 은행 예금 대신 스테이블코인을 보유하게 되면 은행들은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큰 도매성 자금조달에 더 의존하게 되고 이는 금융시스템의 취약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스테이블코인 역시 MMF와 마찬가지로 대규모 환매 사태, 이른바 '런(run)'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강조했다.

    슈나벨 이사는 "미 달러화 연동 스테이블코인의 규모는 MMF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며 "대규모 환매가 발생할 경우 준비자산 매각을 통해 국제 금융시장과 레포(repo) 시장으로 충격이 전이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앙은행은 수동적 관찰자 머물 수 없어"

    슈나벨 이사는 스테이블코인이 제공하는 실시간 결제와 저렴한 국경 간 송금 등의 장점은 인정하면서도 혁신이 통화 안정성과 금융안정을 훼손하지 않도록 적절한 제도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앙은행은 이러한 변화에 수동적인 관찰자로 머물 수 없다"며 "민간 화폐가 광범위하게 채택되면 되돌리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바른 대응은 혁신을 저지하는 것이 아니라 안정성과 통화 통제력, 그리고 통화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는 틀 안에서 혁신이 발전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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