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구두개입성 발언에도 환율 상방 압력…레벨 낮출 변수는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데뷔전을 치른 신현송 한은 총재가 "환율 쏠림에 단호히 대응하겠다"며 구두개입성 메시지를 냈지만, 해당 발언이 달러-원 환율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1,500원을 웃도는 고환율을 하향 안정화하기 위한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성 발언이 잇달아 나오고 있지만, 반복된 구두개입에 서울외환시장의 민감도도 다소 낮아진 것 같다는 관측도 나온다.
29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전일 달러-원 환율은 전장 대비 1.60원 오른 1,502.80원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미국과 이란 간 마찰 소식에 1,510.9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신 총재는 전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자리를 빌어 한 마디 명확하게 말씀드릴 것이 있다"며 "저희는 환율 쏠림에 대해 아주 단호하게 대처하겠다. 환율 쏠림은 용인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그만큼 수단도 있고, 의지도 있고 여러 방법이 있기 때문에 그 점 하나만은 제가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구두개입성 발언은 재정경제부와 한은이 공동으로 구두개입을 했던 지난 22일 이후 4거래일 만이다.
다만, 달러-원 환율은 이러한 발언에도 서울장에서 1,500원선을 밑돌지 못했다.
A은행의 외환딜러는 "1,500원대가 강력하게 지켜졌다"며 "금통위에서 소수의견도, 점도표도 예상보다 매파적으로 나왔지만 그것 때문에 환율이 빠지는 느낌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은 총재의 구두개입성 발언이 중간에 나오긴 했지만, 그 영향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며 "그동안 정부와 당국자들의 경계성 발언이 반복되다 보니 구두개입 정도로는 시장이 크게 반응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외국인의 주식 매도세는 환율 하단을 받치는 가장 직접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전일 코스피는 장중 3% 넘게 급락하며 8,000선을 밑돌았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원 가까이 주식을 순매도했다.
다행히 간밤 대외 재료들은 원화에 다소 우호적으로 돌아섰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은 휴전 연장과 핵 프로그램 협상 재개를 위한 양해각서(MOU)에 잠정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보도에 달러-원 환율은 연장거래 시간대에 1,493.6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여전히 조심스러운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다.
중동 전쟁 관련 뉴스가 여전히 양방향으로 나오고 있고,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주식자금이 추가로 빠져나갈 경우 원화 강세 압력이 제한될 수 있어서다.
다만, 중장기 환율 전망을 두고서는 원화 강세를 바라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영화 BNK부산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반도체 수출 호조로 수출물가 상승률이 수입물가를 압도하는 가운데, 유가 급등에도 무역흑자 확대가 지속되고 있다"며 "대외 불확실성이 남아있지만 견조한 무역흑자와 교역조건 우위 등 펀더멘털이 환율의 추가 상승 압력을 제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외국인의 국내주식 매도세 진정 여부가 환율 안정의 관건이며, 국내외 수급 개선이 본격화할 경우 달러-원 하락 시도도 가능할 것"이라며 오는 6월 달러-원 하단을 1,460원으로 제시했다.
다올투자증권은 "전반적으로 완만한 우하향 흐름이라도 변동성에는 주의해야 한다"며 달러-원 예상 환율 평균치를 3분기 1,465원, 4분기 1,430원으로 전망했다.
3분기에는 후행적인 인플레이션과 한은 금리 인상에 따른 원화 강세를 예상한 가운데, 4분기에는 미국 중간선거와 부채한도 이슈 등이 환율 변동성을 재차 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단기적으로는 외국인 자금 흐름과 월말 수급이 달러-원 하단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MSCI 리밸런싱 등 패시브 자금 유입 가능성도 단기 수급 변수로 거론된다.
B은행의 한 딜러는 "이날이 월말 마지막 영업일인 만큼, 수출업체 네고 물량과 결제 수요가 맞붙는 장세가 나타날 수 있다"며 "외국인의 국내 증시 이탈 여부와 협상 관련 새로운 소식 속에서 1,400원대 안착 여부가 결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jy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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