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있는 곳으로 거래 끌어오자"…신현송의 원화 국제화 구상
  • 일시 : 2026-05-29 08:55:28
  • "빛 있는 곳으로 거래 끌어오자"…신현송의 원화 국제화 구상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을 겨냥해 "빛이 있는 곳으로 거래를 가져오자"고 강조했다. 그 방법으로 거론된 원화 국제화와 역내 외환시장 구조 개편 구상이 주목된다.

    단순히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으로 환율 상승 속도를 조절하는 차원을 넘어 원화 약세를 유발하는 구조 자체를 바꾸려는 접근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29일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신 총재가 전일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NDF 시장은 원화 접근 없이 역외에서 차액만 달러로 결제하는 시장"이라며 "가끔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언급한 데 주목했다.

    지난 4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도 신 총재가 지적한 바 있는 '웩더독' 현상이다.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시간 야간 역외시장 NDF 거래가 결국 헤지 과정을 거쳐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며 "가장 좋은 방법은 원화 국제화를 추진해 이런 거래를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총재는 "원화와 달러화 간 스왑 거래가 실제 원화를 확보하고 원금을 다시 돌려주는 방식으로 이뤄지게 되면 원화 사용 범위가 넓어지고 거래도 양성화·투명화될 수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NDF 시장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며 시간을 할애한 신 총재는 "(단순히) 시장을 개방한다는 뜻보다는 보다 빛이 있는 곳으로 거래를 가져오자는 취지"라며 "역내 DF시장도 상당히 발전하고 있는 만큼 추가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는 역외 NDF 중심의 가격 발견 기능을 실제 원화 결제가 수반되는 역내 시장으로 일부 이전하겠다는 구상으로 읽힌다.

    ◇"원캐리트레이드가 원화 약세 압력"…신 총재 문제의식은

    신 총재는 원화 약세의 구조적 배경으로 한미 금리차와 원캐리트레이드도 직접 언급했다.

    그는 "한국 금리가 미국보다 낮을 때는 원화를 빌려 달러 자산에 투자하는 '원캐리트레이드' 유인이 커진다"며 "금리차가 클 때는 원화 약세 압력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차가 줄면 NDF 시장에서 발생하는 원화 절하 압력도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환율을 단순히 수급이나 이벤트 차원이 아니라 글로벌 달러 유동성과 금리차, 역외 레버리지 구조에서 바라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신 총재는 또 "글로벌 금융시스템 자체가 달러화 기반"이라며 미국 금리가 한국 금융시장에 매우 중요한 변수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시장에선 국제결제은행(BIS) 경제고문 겸 통화경제국장 출신인 신 총재의 문제인식이 비은행금융중개(NBFI)와 글로벌 달러 유동성 연구와 맞닿아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신 총재는 BIS 재직 시절 비은행 금융기관의 레버리지 확대와 글로벌 달러 자금 흐름이 금융시장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연구를 다수 발표했다.

    NBFI란 헤지펀드와 자산운용사, 보험사 등 은행 규제 밖에서 자금을 중개하는 금융 부문을 의미한다.

    신 총재가 주목하고 있는 NDF 시장 역시 헤지펀드와 글로벌 매크로펀드 등 역외 투자자들의 레버리지 거래가 집중되는 대표적인 시장으로 꼽힌다.

    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신 총재가 BIS 재직 시절부터 NBFI와 파생상품 시장을 주요 연구 분야로 다뤄온 만큼 이번 발언에도 그런 시각이 반영된 것 같다"며 "다만 역외 부외거래를 포함한 원화 약세 구조가 이미 상당 부분 고착화된 만큼 실제 구조를 바꾸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 환시 보는 시각 어떻게 바뀔까…"환율 레벨보다 시장 구조"

    시장 참가자들은 신 총재의 발언이 기존 한은의 외환시장 접근과는 결이 다르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간 한은이 환율의 과도한 변동성이나 속도 조절에 초점을 맞춰왔다면 신 총재는 역외 NDF 시장과 금리차, 원화 국제화 등 시장 구조 자체를 직접 언급했다는 점에서다.

    한 외국계은행 딜러는 "총재가 여러차례 NDF를 직접 겨냥해 구조 문제를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환율 레벨보다 원화 약세 메커니즘 자체를 보겠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실제 외환당국은 오는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체계 도입과 함께 역내 시장의 가격 발견 기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향후 한은의 외환시장 대응 역시 단순 스무딩오퍼레이션을 넘어 역내 시장 기능 강화와 원화 거래의 투명성 확대 등 구조적 대응에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편 신 총재는 지난 22일 5개월 만에 나온 외환당국 공동 구두개입 효과를 묻는 질문에 직접적인 답변을 피하며 "구두개입 외에도 여러 대응 수단이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5.28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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