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사로잡은 수출입銀…완탕본드로 단번에 한 자릿수 스프레드 안착
  • 일시 : 2026-05-29 08:38:55
  • 홍콩 사로잡은 수출입銀…완탕본드로 단번에 한 자릿수 스프레드 안착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국내외 채권시장이 출렁이면서 보다 저렴한 조달처를 찾기 위한 기업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그중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의 맏형으로 꼽히는 한국수출입은행의 행보가 단연 눈길을 끈다.

    수은은 올 상반기에만 달러화와 호주달러, 유로화 채권을 공모 발행한 데 이어 이번엔 홍콩달러 시장을 찾아 가산금리(스프레드)를 한 자릿수까지 끌어 내렸다.

    달러화 조달과 비교해도 정부채를 제외한 한국물로는 가장 낮은 스프레드로, 조달 금리의 이정표를 다시 쓴 모습이다.

    ◇중동 공습 재개 속 흥행…역대 최저 스프레드

    29일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전일 수은은 완탕본드 발행을 위한 북빌딩(수요예측)을 통해 40억홍콩달러(약 5억1천만달러) 규모를 조달키로 했다.

    트랜치(tranche)는 3년 고정금리부채권(FXD)이다.

    가산금리(스프레드)는 하이보 미드스와프(HIBOR MS)에 8bp를 더한 수준이다.

    앞서 최초제시금리(IPG, 이니셜 가이던스)로 40bp를 설정했으나 북빌딩에서 최대 62억홍콩달러에 달하는 주문을 모으면서 스프레드를 한 자릿수까지 끌어 내렸다.

    한국물 완탕본드 발행물로는 역대 최저 스프레드다.

    국내 발행사 중 통화시장을 막론하고 스프레드를 한 자릿수까지 낮춘 건 정부를 제외하면 이번 발행물이 유일하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조달로 달러채 대비 7bp가량 낮은 금리를 형성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최근 나날이 역대 최저 스프레드를 경신하는 한국물에 대한 투자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성과다.

    일례로 수은은 지난 1월 발행한 3년물 글로벌본드 스프레드를 동일 만기 미국 국채금리 대비 23bp까지 좁히기도 했다.

    투자자들의 저항이 커질 수밖에 없는 환경 속에서 이종통화 시장을 활용해 조달금리를 더욱 끌어내린 셈이다.

    완탕본드 시장이 현재 정부·국제기구·기관(SSA)을 위주로 발행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수은의 위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최근 완탕본드 발행을 마친 국제금융공사(IFC, 무디스 기준 'Aaa')와의 금리 차를 12bp 수준까지 좁히면서 SSA 발행사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는 후문이다.

    그동안 수은과 IFC의 스프레드 격차는 27bp 수준이었다.

    발행이 수월하기만 했던 건 아니다.

    북빌딩 개시 후 중동 지역의 공습 재개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글로벌 채권시장이 흔들리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수은은 역내 은행 및 자산운용사 등 우량 투자자들의 주문 공세 속에서 견조한 수요를 확인했다.

    지난 4월 홍콩을 직접 찾아 현지 투자자와의 접점을 만들어 둔 점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기업 자금 지원부터 벤치마크 역할까지

    수은은 올해 들어 외화 시장에서의 자금 조달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중동 사태로 기업들의 대출 수요가 늘어나면서 조달 필요성이 배가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수은은 다양한 통화시장을 활용해 지원 실탄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중동 사태 전 투자자 모집을 마쳤던 캥거루본드 증액(tap)에 나서 5억 호주달러를 추가로 조달하기도 했다.

    당시 기존 발행물보다도 낮은 스프레드를 달성하면서 조달 경쟁력을 드러냈다.

    이어 이번엔 완탕본드 시장을 찾아 외화채 발행물의 벤치마크 역량을 다시 보여줬다.

    이번 흥행은 홍콩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을 포착한 수은의 시장 관찰력과 조달 노하우가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홍콩은 은행권의 예금 유입세가 거센 것과 달리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대출 수요가 주춤해지면서 기관들의 투자 수요가 풍부한 상황이다.

    수은의 국제 신용등급은 AA급 수준이다. 무디스와 S&P는 각각 'Aa2', 'AA'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이번 딜은 뱅크오브차이나와 크레디아그리콜, 스탠다드차타드가 주관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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