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에 묻힌 단호한 신현송"…서울환시 "금통위 매파에도 영향 제한" 평가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서울외환시장 전문가들은 28일 신현송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주재한 첫 금융통화위원회의 시장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매파' 색채가 분명하게 드러났으나 강달러 흐름이 거세 원화 강세는 힘을 받지 못했다는 생각이다.
한은은 이날 2명의 금통위원이 금리 인상 소수 의견을 제시한 가운데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한은은 "중동사태 전개 및 파급영향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만큼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사태의 추이와 성장·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한은은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0%에서 2.6%로 상향했고, 소비자물가 전망치도 2.2%에서 2.7%로 높여 잡았다.
6개월 뒤 금리 전망을 반영한 점도표에는 기준금리보다 50bp 높은 3.00%에 10개 점이 찍혔다. 3.25%에 2개, 2.75%에 7개, 2.50%에 2개의 점이 각각 찍혔다.
신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상 기조로의 전환을 명확히 밝혔다.
그는 "물가로 보나 성장으로 보나 환율, 부동산으로 보나 갈 길이 명확하다"면서 "앞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함으로써 이러한 요소를 일관성 있게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화 강세, 즉 달러-원 환율 하락 압력을 키우는 결과인데도 환율은 거꾸로 오르막을 걸었다.
시장이 예상한 범위 내 결과인 데다 대내외 변수가 달러화 강세를 촉발했기 때문이다.
휴전 후 종전 협상을 진행 중인 미국과 이란이 무력 충돌을 다시 시작한 여파로 국제 유가와 달러화가 뛰었다.
미국이 이란 군사 시설을 공습하자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미 공군 기지를 공격하며 맞불을 놨다.
배럴당 90달러 아래로 미끄러졌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다시 90달러 위로 상승했고, 달러 인덱스는 99.5까지 뛰면서 달러-원에 상방 압력을 가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투매도 상승 시도를 부추겼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이날 주식을 2조9천억원 순매도 중이다. 최근 매도 규모가 대폭 줄어들어 방향 전환에 대한 기대가 일었으나 재개된 조단위 주식 매도로 커스터디 달러 매수가 다시 부각됐다.
A은행의 외환딜러는 "한은의 금리 동결은 예상했던 결과"라며 "올해 금리를 두 번 정도 올릴 것이란 관측도 이미 반영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이란의 협상 분위기가 한참 좋았는데 폭발음이 들려왔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등 여파로 달러 인덱스가 많이 올라 달러-원도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B은행 딜러는 "금통위는 예상했던 만큼 매파적이었는데 외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대외 이슈 등으로 제한적"이라며 "영향이 아예 없지는 않지만 달러 인덱스와 유가 상승 대비로 영향이 작은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점도표가 매파적이었고 대내외 환경도 금리를 인상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면서 "다음이나 다다음 금통위에서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본다"고 했다.
긴축으로의 정책 전환을 사실상 못 박은 만큼 당장은 아니어도 점차 원화가 강세 압력을 받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구두개입성 발언 역시 당장 환율 방향을 되돌리지 못했지만 환율 쏠림을 경고한 것이므로 섣부른 상승 시도를 제한하는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영화 BNK부산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금통위가 금리 인상 시그널을 명확히 했으나, 금일 국내 증시 외국인 매도세가 다시 확대됨에 따라 환율에 미치는 실시간 영향은 제한적인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방향성 자체는 의미가 있다"면서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분명해진 만큼 향후 한미 금리차 축소 기대가 형성될 수 있고, 이는 원화의 추가 약세 압력을 어느 정도 제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 금리 '인상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명시했으나 실제 금리 인상은 바로 이뤄지기보다는 유가·성장 경로 및 환율 변동성을 확인한 뒤인 8월 이후에야 가시화될 소지가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신 총재 발언을 들어보면 일단 지금의 환율 수준이 과도하게 높다고 인식하는 것 같다"며 "현재 원화 약세의 원인을 중동 리스크와 고유가 부담, 그리고 외국인 주식 매도 같은 대외 및 수급 요인에서 찾는 발언을 했다"고 말했다.
중동 정세가 진정될 경우 원화가 강세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는데, 현재의 고환율이 구조적 문제라기보다는 일시적인 오버슈팅으로 인식하는 듯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환율 쏠림과 고변동성에는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구두개입성 메시지도 같이 냈다"며 "오늘 환율 관련 메시지 수위는 생각보다 강했다"고 덧붙였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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