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질 듯 안 빠지네…달러-원 하락 걸림돌은 무엇
  • 일시 : 2026-05-06 08:28:46
  • 빠질 듯 안 빠지네…달러-원 하락 걸림돌은 무엇



    3월 이후 달러-원 환율 동향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아래로 향할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좀처럼 하락 흐름을 타지 못하고 있다.

    수급과 주가 상승 등 달러-원 환율을 끌어내리는 요인에도 예측불허 대외 변수들이 여전히 아래를 받치고 있어 쉽게 내리막을 걷지 못하는 상황이다.

    6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일별 거래종합(화면번호 215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지난 한 달여 동안 1,460원대를 뚫고 내려가지 못했다.

    여러 차례 1,460원대에 진입해 하락 시도를 했으나 번번이 1,470원선 위로 밀려 올라갔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겠다고 밝혔던 지난달 17일 야간 거래에서 1,455원까지 하락했다가 주말 사이 다시 해협이 봉쇄되자 1,470원대로 복귀했다.

    지난 4일에는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주식 매수로 1,460원 초반대까지 급락해 하락 기대를 키웠으나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 재개 조짐에 야간 거래에서 1,470원 후반대로 되돌아갔다.

    달러-원 환율이 내려갈 법한 여건이 조성되고 있는데도 하단이 기대 이상으로 견고하다는 평가다.

    최근 수급 지형 변화는 환율 하락을 예상케 한다.

    반도체가 주도하는 역대급 수출 호조로 네고물량이 꾸준히, 그리고 대규모로 나오는 가운데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자금 유입도 달러-원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4월 내국인의 해외 투자는 10개월 만에 순매도로 돌아섰고 외국인도 국내 증시에서 주식을 다시 사들이기 시작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 2월과 3월의 대규모 순매도를 뒤로하고 4월에 순매수로 전환했으며 5월에도 매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코스피는 연일 신고점을 경신하면서 7,000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데 시장 심리 역시 위험 자산을 회피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다 일본 외환 당국이 대규모 달러 매도 개입으로 강달러에 제동을 걸었고, 한국은행마저 금리 인상 신호를 주며 매파적인 성향을 보여 원화 강세, 즉 달러-원 환율 하락에 무게가 실린다.

    하락 재료를 집어삼키는 것은 다름 아닌 '중동 리스크'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시장의 불안 심리는 누그러지지 않은 상태다.

    최근에는 양측이 다시 치고받을 조짐까지 보여 달러-원 환율 하락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과 이란 해상 모두 봉쇄된 상태여서 산유국들의 증산 계획에도 국제유가는 되레 오르기만 하는 분위기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배럴당 100달러를 계속해서 웃돈다.

    글로벌 달러화 강세 흐름도 꺾이지 않았다. 달러 인덱스는 98 부근 흐름을 이어가고 달러-엔 환율은 157엔대에서 지지를 받고 있다.

    한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밑으로 보는 분위기인데도 달러-엔이 잘 빠지지 않아 아래로 가기 쉽지 않은 것 같다"며 "수급이 많이 나아졌는데도 너무 안 빠진다"고 전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 면모가 부각되는 점도 환율 하방이 열리지 않는 배경으로 지목된다.

    연준은 최근 기준 금리를 동결했으나 세 명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이 성명에 '완화 편향'(easing bias)이 포함되는 것을 지지하지 않는다면서 반대표를 행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준이 금리를 내리기 어려워지는 상황 변화가 달러화를 밀어 올리는 형국이다.

    아울러 뉴욕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내국인이 다시 해외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실제 하단에서는 수입업체 결제 수요와 함께 해외투자 환전 수요도 적잖은 규모로 계속해서 유입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크고 작은 환율 하락 걸림돌이 곳곳에 놓여 있어 달러-원 환율의 내리막길은 험난할 전망이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되면 유가가 70달러 수준까지 내려갈 것으로 본다"며 "그래야 달러-원 환율도 1,440원 정도까지 내려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시장은 중동 정세와 유가 흐름을 중심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며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할 경우 그동안 부정적으로 인식됐던 요인이 해소되면서 환율 상승분의 되돌림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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