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질주 보는 FX딜링룸…"주가보다 달러-엔"
"일본 개입 주시…1,470원 아래 단기 저점 인식"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코스피가 장중 4% 넘게 급등하며 7,000선에 부쩍 가까워졌지만, 서울외환시장 딜링룸의 시선은 주식시장보다 달러-엔 환율에 더 쏠렸다.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을 2조7천억원 넘게 순매수하면서 원화 강세 재료가 부각됐으나 달러-원 환율 하단은 1,470원선을 중심으로 견고하게 지지됐다.
4일 연합인포맥스 일별 거래 종합(화면번호 215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이날 1,470원대 초반을 중심으로 움직였으나, 오후 12시54분께 한때 1,469.00원까지 낙폭을 확대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날 달러-원의 순간적인 1,470원선 하향 이탈이 코스피 급등보다는 달러-엔 환율과 달러인덱스 하락에 동조화한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실제 같은 시각 달러-엔 환율도 급격히 낙폭을 확대했다. 이날 달러-엔은 오후 12시54분께 155.6엔대까지 순간 급락한 뒤 다시 156엔대로 회복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이날 일본 금융시장이 휴장한 가운데, 거래량이 얇아진 상황에서 일본 외환당국의 추가 개입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지난주 일본 당국이 대규모 엔화 매수 개입에 나선 데 이어 이날도 달러-엔 환율이 157엔대에서 빠르게 밀리자 개입 경계가 커진 상황이다.
최근 달러-원과 달러-엔 흐름은 상방에서는 다소 엇갈렸으나 하방에서는 주로 맞물리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이 발발한 이후 달러-원은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와 고유가 충격에 한때 1,536.90원까지 치솟았다. 반면 달러-엔은 일본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로 160엔선 안팎에서 상단이 지속적으로 제한됐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이란 분쟁 발생 후 달러-엔은 '160엔'이라는 레벨이 당국이 개입할 수 있는 레벨로 크게 인식돼 상승폭이 제한적이었다"며 "반면, 원화는 그렇지 않다 보니 엔화와 어긋나는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위쪽으로의 동조화 흐름은 다소 어긋나 있으나, 환율이 다시 아래쪽으로 내려가면서 동조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며 "오늘 외국인도 국내 주식을 대거 매수하고 있어, 이 부분도 (환율 하락에) 일부 영향을 준 것을 풀이된다"고 말했다.
달러-엔 환율이 157엔대 위로 올라선 뒤 급락하는 흐름이 반복되면서, 일각에서는 157엔대 레벨이 일본 당국의 단기 방어선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인식도 나온다.
바클레이즈는 일본 외환당국의 개입 효과가 일시적일 수 있다면서도 추가 개입 위험을 경계했다.
과거 일본 당국의 개입 사례를 분석한 결과, 개입 이후 엔화의 회복세는 대개 이틀 내 반전돼 개입 이전 수준으로 회귀하는 경향이 있었다는 진단이다.
이와 함께 서울외환시장에서는 현재 1,470원선 아래에서 저점 인식이 강한 상황이다.
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일본 외환당국의 실개입 단행으로 엔화가 강세를 보였지만 중동발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강세 지속성은 낮아 보인다"며 "이에 반발매수세와 수입업체 결제수요 등이 유입되며 환율 하단이 지지되는 모습"이라고 짚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달러-원 환율이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수급 여건 자체는 원화 강세에 우호적이기 때문이다.
이민혁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수출도 워낙 좋고,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이슈도 있는 가운데 4월 배당 시즌이 지나가면서 수급 노이즈도 옅어진 상황"이라며 "한미 금리차도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은 1,470원대에서 단기적으로 지지를 받고 있으나, 조금 더 길게 보면 내려갈 여지가 더 클 수 있다고 본다"며 "중동 협상이 잘 마무리되고, 국제유가가 내려가면 환율도 크게 빠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외환당국의 추가 개입 경계감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환시는 이날 오후에도 달러-엔 변동성을 주시하며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jy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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