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은 지금] 이란 지도부엔 채권통이 있다?…"美 전선은 수익률 곡선"
주요 금융기관에는 "미 국채 매입하면 공격" 위협도
트럼프 행정부 내부 거래 의혹 제기도…"뉴스 뜨면 포지션 반대로 해라"
(뉴욕=연합인포맥스) 최진우 특파원 = "그들의 전선은 수익률 곡선(Yield curve)이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마즐리스) 의장이 지난 달 24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갈리바프 의장은 종전을 위한 대미 협상의 책임자다.
갈리바프 의장이 이 발언을 한 당시는 아랍에미리트(UAE)를 포함해 아시아의 주요 국가가 미국에 통화 스와프를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온 때다.
갈리바프 의장은 미국의 통화 스와프를 두고 "미국 자산의 무질서한 매도를 방지하기 위해" 제공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황이 악화하면 (매도) 문은 닫힌다. 열려 있을 때 빠져나가라"고 주요 미 국채 보유자에 조언했다.
갈리바프 의장을 말대로 달러 유동성에 문제를 겪는 국가는 유동성이 좋은 미 국채를 매도해 달러를 조달하는 경향이 있다. 이 경우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이를 막기 위해 주요 국가와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곤 한다. 한국의 경우 지난 2020년 팬데믹 시기에 일시적으로 미국과 통화 스와프 라인을 뚫은 바 있다.
실제로, 시장에서 미 국채 금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2일 주요 국가에 상호관세 부과를 선언한 뒤, 미 국채 금리가 치솟자 '부과 유예' 카드를 꺼낸 바 있다. 이후 국채 시장의 반응 때문에 관세를 유예했냐는 질문에 "난 국채 시장을 보고 있었다. 국채 시장은 매우 까다롭다"면서 "내가 어젯밤에 보니까 사람들이 좀 불안해하더라"고 답했다.(2025년 4월 9일 발언)
특히, 연준에 노골적으로 금리 인하를 촉구하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국채 금리의 변화는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심지어 갈리바프 의장은 지난 3월 22일에는 "군사 기지들뿐만 아니라, 미군 예산에 자금을 지원하는 금융 기관들 역시 정당한 표적으로 간주한다"면서 "미국 국채는 이란인들의 피로 물들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것(국채)의 매입을 시작한다면, 실제로는 당신 자신의 자산과 본거지를 공격하는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미 국채를 사들이는 주요 금융기관도 공격 대상으로 삼겠다는 취지다.
갈리바프 의장은 이어 "우리는 당신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감시하고 있다"면서 미 국채에 대해 매입하지 말라고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지난 19일에는 미 국채가 더는 안전자산이 아닐 가능성을 거론하며 "국채는? 밑바닥까지 내려가도 결국 (안전자산이라는) '믿음'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금융에 대한 갈리바프 의장은 금융 관련 발언은 이외에도 다수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내부자 거래 가능성을 지속해 제기하고 있다. 심지어 트레이딩하는 법도 제시한다.
갈리바프 의장은 지난 달 29일 "프리마켓에서 나오는 이른바 '뉴스'나 '트루스(진실)'이라는 건 대개 차익실현을 위한 사전 포지셔닝일 때가 많다"면서 "반대로 움직여라"고 제시했다. 여기서 '진실'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로 활용하는 '트루스 소셜'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갈리바프 의장은 이어 "그들이 가격을 띄우면 숏을 잡고, 그들이 던지면 롱을 잡아라"고 적었다. 갈리바프 의장의 이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대대적인 공습을 유예하고서 나온 것이다.
이란 지도부 가운데 유일하게 경제·금융 분야를 다루는 갈리바프 의장은 어떤 사람일까.
1961년생인 갈리바프 의장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공군 사령관 출신이다. IRGC에서는 건설 부문을 맡아 이란 경제의 재건도 주도했다. 그는 경찰청장을 거치고 2005~2017년 이란 수도인 테헤란시의 시장도 역임했다. 대선도 3번(2005·2013·2017년)이나 출마한 경험이 있다. 2020년부터 현재의 자리에 있다. 군과 재정, 예산을 모두 경험한 인물이다.
이는 갈리바프 의장이 자연스럽게 자산 동결 등 미국의 제재를 몸소 체험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이란은 미국의 제재로 글로벌 금융망인 스위프트(SWIFT)를 활용할 수 없기에, 제재 회피를 위한 복잡한 무역·금융망 꾸리고 있다. 미국은 지속적으로 이를 잡아내 제재하고 있다. 갈리바프 의장도 이란의 제재 회피 과정에서 금융 지식을 쌓았을 가능성이 크다. 사실, 갈리바프 의장은 금융과 무관한 정치지리학에서 박사학위 소지자다. 중동 매체 눈포스트에 따르면 박사 논문 주제도 '현대 이란에서 지방 거버넌스의 발전'이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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