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OPEC 탈퇴] 이해 관계 달랐던 사우디와 갈등 폭발
  • 일시 : 2026-04-28 23:48:42
  • [UAE OPEC 탈퇴] 이해 관계 달랐던 사우디와 갈등 폭발



    (뉴욕=연합인포맥스) 진정호 특파원 = 아랍에미리트(UAE)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OPEC 및 주요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를 전격 탈퇴한 배경에는 일단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갈등이 있다.

    OPEC을 주도하는 사우디는 UAE와 근본적으로 석유를 생산하고 가격을 매기는 구조가 달라 OPEC 체제 아래에선 UAE가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는 게 원유 업계의 시각이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OPEC 체제에선 수지타산이 안 맞다

    UAE가 OPEC 탈퇴를 선언하면서 내세운 명분도 '생산의 자율성'과 '투자 수익의 극대화'다.

    UAE의 아부다비 국영석유공사(ADNOC·애드녹)는 지난 수년간 생산 능력을 확장하기 위해 약 1천500억달러를 투자해왔다. 애드녹의 목표는 2027년까지 하루 생산량을 500만배럴로 끌어올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OPEC+의 엄격한 생산량 할당 체계에 따라 UAE는 생산 능력을 갖추고도 하루 300만~350만배럴의 원유만 생산할 수밖에 없었다. OPEC+ 내에선 사우디(1천22만8천배럴), 러시아(969만9천배럴), 이라크(432만6천배럴)에 이어 네 번째에 그친다. UAE 입장에선 막대한 자본이 투입된 시설을 놀리는 셈인 것이다.

    생산 할당량이 이처럼 정해진 데는 사우디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리고 UAE와 사우디가 마찰을 빚는 가장 핵심적인 원인은 원유 판매 전략의 차이에 있다.

    사우디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사회 개혁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배럴당 80~90달러대 고유가를 선호한다. 하지만 UAE는 생산 원가가 낮아 배럴당 50달러 선에서도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다.

    UAE의 원유 판매 전략은 '팔 수 있을 때 많이 팔자'로 요약된다. 반면 사우디는 가격 방어를 위해 지속적인 감산을 요구해왔다. 이 같은 입장 차이는 UAE로선 갈수록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UAE가 탈퇴 시점을 현재로 잡은 것도 산유량 확대 능력이 조기 달성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애드녹은 당초 2027년까지 하루 생산량을 500만배럴로 늘리는 게 목표였으나 올해 초 이미 달성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OPEC+ 출범 후 갈등 누적…고립도 심화

    UAE의 OPEC 탈퇴는 원유 시장에선 놀라운 것은 아니다. 이미 수년 전부터 UAE가 OPEC 탈퇴를 고려한다는 보도가 이어졌고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었다.

    라이스대학교 베이커연구소의 크리스티안 코츠 울리히센 중동 담당 디렉터는 2023년 6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수년간 UAE의 국익은 OPEC의 주요 회원국인 사우디를 비롯해 다른 OPEC 회원국의 이익과 종종 충돌해왔다"며 "아부다비는 어려움 속에도 사우디의 지도력을 지지하고 공동 생산량 감축에서도 과도한 부담을 떠안았으나 OPEC+ 체제가 된 이후 사우디-러시아 지도부 축과 더욱 뚜렷하게 이익이 갈라지게 됐다"고 짚었다.

    울리히센은 "사우디와 러시아가 미국의 석유 공급 증대 및 가격 인하 신호를 무시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점도 UAE로선 불편한 점"이라며 "생산량에 대한 과도한 제약, 사우디가 주도하는 과도한 감산, 미국과의 기존 관계 약화 및 OPEC 내 UAE의 역할 희석 등 일련의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UAE는 OPEC 내 다른 국가들이 할당량을 준수하지 않고 '무임승차'하는 것에 대해서도 여러 차례 불만을 표해왔다.

    베이커연구소에 따르면 OPEC 회원국들은 역사적으로 합의 사항의 96%를 어기고 초과 생산해왔다. 그런 만큼 전체 목표 생산량을 맞추고 OPEC 조직을 유지하기 위해 UAE와 사우디 같은 주요국은 추가 감산할 수밖에 없었다.

    UAE가 OPEC 내에서 입장이 비슷한 회원국이 없어 고립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OPEC+ 체제가 자리 잡으면서 감산을 선호하는 사우디와 러시아가 한 축을 형성했다. 다른 한 축엔 나이지리아, 아제르바이잔처럼 생산을 확대하고 싶어도 투자 수단 및 자원이 부족한 가난한 산유국이 있었다. 증산을 바라면서 그것을 뒷받침할 만큼 부유한 곳은 UAE와 쿠웨이트가 전부였다. 이는 OPEC 내에서 UAE의 목소리가 작아지게 만든 환경이 됐다.

    UAE는 OPEC+ 체제가 되면서 사우디와 러시아가 밀실 합의한 점에 대해서도 줄곧 불만을 가졌다. 러시아와 사우디가 공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밀실 결정을 내린 뒤 OPEC+ 회의에서 기정사실처럼 발표하는 일이 잦아지자 UAE도 탈퇴를 서둘렀다는 분석이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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