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설 스와프 확대' 시사] 외환당국 달러 안전망 전략 바뀌나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상설 통화스와프 라인 확대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글로벌 달러 유동성 안전망 재편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국내 외환당국의 대응 전략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8일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발언이 단순한 위기 대응 장치를 넘어 달러 중심 금융 질서를 강화하려는 전략적 신호일 가능성에 주목했다.
이에 한국은행과 재정경제부 등 우리 외환 당국도 외화 유동성 안전망 구조를 중장기적으로 점검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美 재무 발언, '위기 대응' 넘어 달러 네트워크 전략 신호
베선트 장관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상설 스와프 라인을 확대하는 것은 걸프 및 아시아 지역에 대한 새로운 '달러 펀딩센터(U.S. dollar funding centers)'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첫 단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추가적인 스와프 라인이 국제 달러 사용 확대와 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는 기존처럼 글로벌 금융위기나 팬데믹 등 비상 상황에서 한시적으로 가동되던 통화스와프 체계를 넘어 평시에도 작동하는 달러 유동성 네트워크 확대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와 상설 통화스와프를 맺은 국가는 유럽과 영국, 일본, 스위스, 캐나다 등 5곳으로 한국은 이에 포함되지 않는다.
특히 상설 스와프 라인은 현재 주요 기축통화권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운용되고 있는 만큼 대상 확대 논의 자체가 글로벌 금융질서 재편 흐름과 연결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A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상설 스와프 자체는 심리적인 안전판 역할이 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봐도 원화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공개 요청보다는 '전략적 관망' 가능성
외환당국은 상설 통화스와프 확대 논의 자체에 대해서는 원론적으로 환영하는 입장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지만 한국이 직접 참여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방식의 접근은 신중하게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상설 통화스와프 요청 자체가 외환시장 불안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당국이 공개적 대응보다는 협력 채널을 통한 점진적 접근을 선호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외환당국 관계자는 연합인포맥스에 글로벌 달러 유동성 안전망 강화 자체는 바람직한 방향이나 개별 국가의 상설 통화스와프 참여 여부는 다양한 정책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한국이 순대외채권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고 외화 유동성 여건도 비교적 안정적인 상황인 만큼 단기간 내 추가적인 외화 안전망 확보 필요성이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쌓이는 금리 인상 기대…"원화 강세 재료밖에 안 남아"
또 최근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영향이 점차 완화되는 가운데 1분기 국내총생산(GDP) 또한 '서프라이즈'를 기록해 채권시장에서는 이미 올해 2차례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반영되는 등 원화 강세 요인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B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 영향도 점차 완화되고 성장과 물가 상승 기대가 커지고 있어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이미 반영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올해 달러-원 환율이 이미 고점을 찍고 내려온 것으로 보여 원화 강세 재료밖에 보이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BNP 파리바도 최근 한국의 1분기 성장률 개선 흐름을 반영해 올해 GDP 전망치를 기존 2.3%에서 2.7%로 상향 조정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5%, 근원물가는 2.2% 수준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BNP파리바는 특히 최근 경기 여건을 고려할 때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하면서 한국은행이 향후 발표되는 경제지표 흐름에 따라 2026년 4분기와 2027년 2분기에 각각 25bp씩 두 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현송 체제, 달러 유동성 '네트워크 접근' 강화 가능성
시장에서는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취임 이후 달러 유동성 문제를 개별 외환보유액 규모보다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 관점에서 접근하려는 정책 프레임이 강화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상설 통화스와프 확대 논의를 주목하며 당장 한국의 참여로 이어지기보다는 중장기적으로 달러 유동성 안전망을 다층적으로 확장하는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C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실제로 한국까지 포함된 달러 유동성 스와프 네트워크가 상설화될 경우 시장 안정 효과가 매우 커 달러-원 환율의 상단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 기회에 외환 당국도 점진적으로 원화 국제화와 함께 통화스와프 상설화를 향해 준비한다면 점차 환율도 하향 안정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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