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낙관론에 모처럼 웃은 원화…변수는 '고유가'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고유가가 장기화하면 달러 수요가 유발되고 에너지 수입에 따른 무역수지 흑자 감소로 이어져 달러-원의 추가 하락이 제한될 수 있다. 이런 고유가 경계감이 최근 원화 강세 변수로 떠올랐다.
28일 연합인포맥스 일별 거래 종합(화면번호 2150)에 따르면 전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2.00원 내린 1,472.50원에 오후 3시 30분 기준 정규장 거래를 마쳤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진전 기대 속 13거래일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다만 국제유가는 오히려 오르면서 시장의 시선은 고유가 지속 가능성으로 옮겨가고 있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미국 정부 관계자와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종전을 묶고 핵 협상은 뒤로 미루는 새로운 제안을 미국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금융시장에서는 일시적으로 위험선호 심리가 강화됐다.
반면 국제유가는 달러-원과 같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악시오스 보도 직후 일시적으로 하락했으나 이내 반등해 전 거래일 대비 2.1% 상승한 96.37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중동 지역의 석유 생산 인프라 피해가 단기간에 복구되기 어려운 구조적 손상일 수 있다는 우려가 유가 하단을 떠받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전날 4분기 WTI 가격 전망치를 배럴당 75달러에서 83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한국 경제는 원유 수입 의존도가 사실상 100%에 달해 고유가에 구조적으로 취약하다. 경제성장률뿐 아니라 환율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함에 따라 수입 물가도 동반 상승하면서 향후 무역수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한국의 원유와 천연가스 수입량이 기존 수준을 유지한다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82달러까지 상승할 경우 올해 무역수지가 200억달러 악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에너지 수입액 증가는 무역수지 흑자 폭을 잠식하고 외환시장 내 달러 공급을 줄여 환율의 하방 경직성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한 은행의 외환딜러는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며 "100달러에 육박한 유가가 쉽게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재현 교보증권 선임연구원은 "고유가는 달러 수요를 유발하기 때문에 환율 상승 요인"이라며 "장기화하면 산업 전반이 타격을 받는다"고 말했다.
다만 급증하는 반도체 수출은 고유가로 인한 무역수지 악화를 상쇄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하는 반도체 가격이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며 무역수지는 안정적 흑자 기조를 지속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위 연구원은 "연초부터 유가 상승세보다 D램 가격 상승세가 더 빠르다"며 "수급으로 볼 때 달러가 부족해서 환율이 오르는 국면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hskim@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