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전쟁이 바꿔놓은 딜링룸 풍경…인플루언서와 SNS
(서울=연합인포맥스) ○…지금까지 3만3천887개. 최근 30일간 593개. '키워드'가 들어간 것만 88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의 개수다. 지난 30일 동안 '이란'을 언급한 게시글만 헤아려봐도 88개다. 하루 평균 20여개 글을 쏟아내고 전쟁 중인 '이란'을 매일 세 차례 정도씩 거론해 저격한 셈이다.
지난 2월 말 미국의 이란 공격으로 전쟁이 시작되면서 국제유가가 뛰고 달러화 가치도 상승하는 국면이다. 달러-원 환율도 덩달아 오르막이다.
전황에 따라, 그리고 미국과 이란의 갈등 양상에 따라 유가가 급등락하고 환율이 요동치다 보니 외환딜러들의 시선도 트럼프 대통령의 소통 창구인 트루스소셜로 향하고 있다. 그가 트루스소셜을 통해 보내는 메시지가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키는 경우가 비일비재해서다.
트루스소셜은 지난해 취임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관세 폭탄을 퍼부으면서 이목을 끌었다가 차츰 관심에서 밀려났다. 그러나 이번 이란 전쟁을 계기로 다시 시선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번째 집권기에 현재 'X'로 탈바꿈한 트위터를 애용했다. 미국 대통령이 수시로 트윗을 날리는 생소한 광경이 화제를 모았다.
두 번째 집권기에는 자신이 직접 만든 SNS인 트루스소셜로 트위터를 대체했다. 이를 통해 뉴스를 전하고 분노를 표출하기도, 때로는 기쁨을 표현하기도 하며 세상에 마음껏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플루언서'의 면모를 한껏 보여주고 있다.
정제되지 않은 메시지도 나온다. 최근 이란과 전쟁을 시작한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열라며 비속어를 써 논란을 일으켰다.
이란에 '지옥'(Hell)을 보여주겠다거나 '석기시대'(Stone Ages)로 만들겠다고 위협하고, 오늘 밤 '문명'(Civilization)이 사라질 것이란 표현까지 써가며 공격적인 언사를 반복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거침없는 발언에 시장도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지만 완전히 적응하기는 어려운 모양새다.
예측불허면서도 추진력이 강한 그가 내뱉은 말을 실제로 이행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딜러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트루스소셜을 쳐다보는 것은 다름 아닌 이런 이유다.
A은행 외환딜러는 "알림을 해놓고 항상 대응할 준비를 한다"며 "언제 어떤 언급을 할지 모르니까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B증권사 딜러도 "트럼프 때문에 운용, 펀더멘털 이런 건 무의미해졌다"며 "미국 실시간 경제 방송과 트루스소셜 두 개만 보면서 거래하는 느낌"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외환시장이 좀처럼 쳐다보지 않았던 변수인 유가도 전쟁으로 가장 '핫한' 재료가 됐다.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 미국이 봉쇄에 또 봉쇄를 더하면서 유가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상황이다.
유가와 달러화가 뛰면 달러-원 환율도 오르는 모습이 이제는 익숙해질 정도다.
A딜러는 "2022년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때 유가를 많이 체크했다"며 "그때보다 현재 유가 레벨이 높고 환율과 동조화되는 현상도 강해 유가를 면밀히 살피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은 유가가 오르면 환율이 올라 확실히 많은 사람이 유가를 보고 거래한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시장 주목도가 높아진 유가마저도 트럼프 대통령의 트루스소셜 게시글의 영향을 자주 받다 보니 결국 시선이 모이는 곳은 그의 입, 아니 스마트폰을 쥔 그의 손이다.
이런 상황은 당분간 계속될 태세다. 중동 사태가 마침표를 찍어야 이런 풍경도 사라지지 않을까. 오늘도 딜러들은 트루스소셜 알람에 귀를 기울인다. (경제부 시장팀 신윤우 기자)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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