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올리는 外人 배당…충격파 기대 이하인 까닭은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국내 증시에 투자한 외국인들이 매년 4월 막대한 규모의 배당금을 받으면서 달러-원 환율에 상승 압력을 가하는 것은 익숙한 풍경이다.
배당 규모가 클수록 외환시장의 경계감도 고조되지만 의외로 여파가 '미풍'에 그칠 때도 많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2일 연합인포맥스 배당금지급일정(화면번호 3456)에 따르면 4월 한 달 동안 상장기업이 외국인 투자자에 지급하는 결산 배당금은 12조원, 약 81억달러 규모다.
외환시장 '큰손'으로 꼽히는 국민연금의 월간 달러화 수요가 많을 땐 30억달러 이상인 것으로 알려진 데 비춰보면 외국인 배당은 시장을 뒤흔들만한 수준이다.
통상 외국인 투자자는 수탁은행(커스터디언)을 통해 투자하고 배당금도 수령한다.
기업으로부터 배당금이 지급되면 원화를 달러화로 환전해 본국으로 가져가는 절차를 밟는다. 이 역시 수탁은행의 업무다.
그 과정에서 달러 수요가 발생하는 것이므로 배당 역송금은 달러-원 환율 상승을 유발한다.
물론 달러-원 환율은 대내외 여건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움직이므로 역송금만으로 환율 방향이 결정되지는 않는다.
글로벌 약달러 흐름이 달러-원 환율을 짓누를 수 있고,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 즉 네고물량이 상방 압력을 상쇄하기도 한다.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권 투자로 인한 원화 강세도 달러-원 환율을 아래로 향하게 만든다.
이런 변수가 아니더라도 배당금을 수령한 외국인의 투자 전략도 환율을 덜 뛰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막대한 규모의 배당금을 받지만 '모두', 그리고 '즉시' 환전되는 것은 아니어서다.
굳이 달러로 환전하지 않고 재투자에 나설 수 있고, 때로는 더 유리한 환율 수준에서 환전하기 위해 기다리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단 배당금이 얼마나 환전될지는 전적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선택에 달린 것이므로 배당 규모가 크다고 무조건 달러-원 환율 상승 재료라고 볼 수는 없다.
시장에서는 환전 비중을 40~60% 안팎으로 추산한다. 어림잡아 배당금 중 절반 정도가 달러 수요로 연결된다는 얘기다.
일반적으로 연기금이나 국부펀드와 같은 장기 투자자들은 재투자 비중이 크다는 평가다. 또 한국 증시 및 원화 강세를 기대할만한 상황에서는 환전 대신 재투자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반면 상장지수펀드(ETF) 등 펀드들은 수익금 정산과 배당금 지급 등을 위해 재투자보다는 환전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ETF의 경우 수령한 배당금의 70%가량을 기계적으로 환전해 역송금한다는 추정도 있다.
환전 시점도 제각각이다. 대개 배당 직후 하루에서 이틀 사이에 환전과 역송금이 이뤄지지만 액티브한 투자자의 경우 환율 레벨을 고려해 환전을 미루기도 한다.
투자자별 전략이나 기준에 따라 다양한 결정을 내리는 것으로 배당 이후 1~2주 뒤 환전하는 사례도 관찰된다. 이런 경우 환전일이 분산되므로 달러-원 환율 쏠림 현상이 완화된다.
이처럼 외국인 배당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대내외 여건과 각양각색의 투자 패턴에 따라 매번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외국계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배당금 중 최소 50% 이상이 자동으로 환전될 것"이라며 "배당이 나오면 환율이 오를 거라 생각하지만 실제 시장에서 소화될 때는 크게 오르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배당 지급이 곧바로 환율 급등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면서 "배당 관련 환전 수요가 지급일 하루에만 집중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 환전은 시장 상황에 따라 나눠서 집행될 수 있고 일부 배당금은 국내 재투자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며 "배당 지급은 달러 수요를 자극하는 재료지만 배당일의 위험 선호 경향과 수출업체 네고, 당국 경계감 등 다른 변수들도 함께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ywshin@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