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16억달러 CRS, 시중은행 '싹쓸이'…아쉬움 삼킨 증권사
  • 일시 : 2026-04-22 08:15:59
  • LG엔솔 16억달러 CRS, 시중은행 '싹쓸이'…아쉬움 삼킨 증권사

    고환율 장기화 속 늘어나는 기업 환헤지 수요…자본력 앞세운 은행권 유리한 고지 가속화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김학성 기자 = 배터리 제조사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이달 초 16억달러 규모의 외화채권을 발행하면서 체결한 통화스와프(CRS) 계약을 대형 시중은행들이 사실상 독식한 것으로 파악됐다. 장외파생상품 시장에서 좁은 입지를 재확인한 증권사들은 아쉬움을 삼키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일 16억달러 규모의 달러화 채권을 발행하면서 조달금액 전액에 대해 금융기관과 통화스와프 계약을 동시에 체결했다.

    통화스와프는 당사자끼리 서로 다른 통화를 교환하고 일정 기간 뒤 원금을 다시 맞바꾸는 거래를 말한다. 기업이 외화자금을 조달했을 때 환위험을 회피할 수 있게 해준다. 원금을 교환하는 기간에는 수취한 통화의 이자를 계약 상대방에게 지급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3~2025년 달러화 채권 발행 시에도 통화스와프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일례로 작년 4월 20억달러의 채권을 찍었을 때도 9개 금융기관과 동일한 금액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은행


    이달 초 LG에너지솔루션의 16억달러 규모 통화스와프 건에서는 특정 대형 시중은행이 대부분의 물량을 가져간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에도 통화스와프 시장이 시중은행 우위로 형성된 것은 사실이다. 다만 증권사들도 의사결정의 신속성을 바탕으로 어느 정도 몫을 차지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이번 LG에너지솔루션 딜에서는 시중은행으로 기운 판이 재확인된 것으로 평가된다. 시중은행이 낮은 자금조달 비용을 앞세워 중소형 증권사보다 공격적인 가격을 제시하며 물량을 대거 가져간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계은행의 한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 딜에서) 조달비용이 높은 금융기관은 가격을 맞춰주지 못한 것으로 안다"며 "리테일에서 이익을 남기는 시중은행은 필요할 때 공격적으로 영업을 할 수 있는 유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출신의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이 거래 라인과 한도가 많고 예금이나 대출 등 기업과 접촉면이 넓어 우월한 면이 있다"고 귀띔했다.

    증권사들은 장외파생상품 시장에서의 구조적 한계를 넘어서기 어렵다면서 아쉬움을 토로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외화채 발행과 연계된 파생거래 시장에서 시중은행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증권사들의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며 "시중은행이 대규모 자금을 바탕으로 증권사가 제공할 수 없는 가격을 밀어붙이면 증권사 입장에서는 물량을 전부 내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고객사들마저 은행권으로 조금씩 이동하면서 영업 여건도 한층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판세 전환에 속도가 더 붙을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고환율 장기화로 기업들의 환 헤지 수요가 늘어날수록 자본력이 뒷받침되는 은행권이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jykim2@yna.co.kr

    h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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