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뉴프레임워크]외환수급안정 3대 정책 완성…수백억달러 효과
헤지 늘리고 외화채 찍고…환시 큰손 수급 부담 덜어주기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외환시장 '큰손' 국민연금이 환 헤지 비율을 상향 조정하면서 연금발 달러-원 환율 상방 압력이 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투자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달러 수요가 감소한 데 이어 환 헤지까지 확대해 고환율 국면에서 환율 오름세에 제동을 거는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외화채권을 발행해 투자자금을 조달하기로 한 결정 역시 달러 수요를 줄이는 효과를 발휘할 예정이다.
15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전날 2026년도 3차 회의를 열고 해외투자 환 헤지 비율을 기본 15%로 설정하기로 했다.
종전 대비 5%포인트 이상 헤지 비율을 상향하는 결정이다.
기본적으로 외환당국과 외환스와프를 통해 환 헤지가 이뤄질 예정이며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헤지 전략을 구사할 방침이다.
아울러 외화조달 수단 다변화를 위해 외화채권 발행을 추진한다. 외환시장을 거치지 않고 달러화를 조달할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셈법이다.
또 환 중립적인 성과평가체계 도입을 검토하는데 수익률 하락을 피하기 위해 헤지를 자제하게 만드는 유인을 제거하겠다는 의미다.
이런 일련의 변화들은 국민연금 수익성과 환시 안정을 동시에 도모하는 뉴프레임워크 논의 과정에서 만들어졌다.
관련 논의는 재경부와 보건복지부, 한국은행, 국민연금으로 구성된 4자 협의체를 통해 진행돼왔다.
지난해 말 내국인 해외투자로 한국 경제 펀더멘털과 괴리된 달러-원 환율 상승 쏠림이 나타나면서 뉴프레임워크 마련의 필요성이 부각됐다.
관세 협상으로 인한 대규모 대미 투자로 달러 수요가 확대될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된 가운데 개인을 비롯해 연기금 등 기관의 해외투자가 몰리면서 달러-원 환율이 가파르게 뛴 탓이다.
특히 국민연금의 대규모 해외투자로 인한 달러 수요가 부각됐다. 이에 지난해 12월 보건복지부는 먼저 국민연금 전략적 환 헤지의 탄력적 대응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환 헤지 전략을 유연하게 했다.
지난 1월에는 이례적인 시점에 기금위를 열어 국내투자 비중을 늘리고 해외투자 비중을 줄이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했다. 당시 기금위는 올해 국내주식 목표비중을 14.4%에서 14.9%로 확대하고, 해외주식 목표비중은 38.9%에서 37.2%로 하향 조정했다.
정부는 4월에 국민연금 뉴프레임워크를 발표하겠다고 예고해왔는데 결국 전날 기금위를 열고 일부 내용을 확정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관련 논의를 시작했다고 밝힌 지 5개월여 만이다.
이로써 국민연금의 해외투자로 인한 달러 매수, 즉 외환시장 수급 쏠림을 유발하는 여건이 일정 부분 해소되는 수순이다.
구 부총리는 전날 기금위 결과 발표 직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기금위가 뉴프레임워크 도입을 위한 해외투자 개선방안을 의결했다"며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도입 등 외환 안정 세제 지원,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이어 국민연금 뉴프레임워크까지 외환 수급 안정을 위한 3대 정책이 완성됐다"고 말했다.
최근 국민연금의 달러 매수세가 잦아들었다는 평가 속에 환 헤지 확대와 달러 조달 방식 다변화, 즉 수요 감소로 달러-원 환율 상단은 한층 더 견고해질 전망이다.
환 헤지 비율이 5%포인트 높아질 경우 그 효과가 수백억달러에 달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작년 말 기준 국민연금의 외화자산 규모는 6천31억7천만달러인데 이 중 5%는 301억8천만달러다. 막대한 규모의 달러화가 매도될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기금위가 전략적 모호성을 위해 헤지와 관련해 세부적인 비율과 속도, 물량 등은 밝히지 않고 있으나 점진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한 외환시장 전문가는 "현재 4% 정도로 추정되는 헤지 비율을 천천히 올리겠다는 계획으로 보인다"며 "서두르면 시장 파장이 클 수 있고 환율이 높을 때 헤지를 해야 하므로 매우 천천히 진행될 텐데 중기적인 시그널 효과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환 헤지가 5%포인트 이상 확대될 것"이라며 "외화채까지 발행되면 외환 수요가 줄어 헤지 효과는 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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