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환율은 재정확대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정책 프레임 드러나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환율은 재정 확대만으로 결정되는 변수가 아니라 외환시장 수급과 글로벌 금융 여건의 영향을 함께 받는다는 인식을 밝히면서 향후 환율 대응 정책 프레임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14일 국회에 제출된 인사청문회 서면답변에 따르면 신 후보자는 추가경정예산 등 재정 확대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 "환율은 경상수지, 성장률 격차, 외환수급 등 국내 요인과 글로벌 위험선호 성향 등 대외 요인에 함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재정 확대가 반드시 환율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는 환율을 특정 정책 변수의 직접적인 결과로 보기보다 외환시장 수급과 글로벌 금융 여건이 함께 작용하는 종합 변수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신 후보자가 외환시장 전반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드러낸 만큼 향후 환율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도 시장 흐름을 반영한 정책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다음날 오전 10시 예정됐다.
◇ 해외주식·국민연금 등 외환수급 변수 강조
신 후보자는 외환시장 수급 측면에서 거주자의 해외주식투자 확대가 환율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신 후보자는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대해 "거주자의 해외주식투자 확대는 상대적으로 높은 기대 수익률을 추구한 측면이 있었지만 외환시장 수급 측면에서는 그 정도에 따라 변동성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처럼 해외주식투자 확대와 환율 상승 기대가 상호작용할 경우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 운용 방향과 관련해서도 외환시장 수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언급했다.
신 후보자는 "국민연금 뉴프레임워크에 따른 외환수요 축소 등이 잘 진행된다면 외환수급 개선으로 환율 변동성 완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외환시장 거래 시간 연장 이후 투기 수요 제한적…NDF 수급도 주목
외환시장 제도 변화와 관련해 신 후보자는 거래시간 연장 이후 수급 변화에 대해 자세히 언급하기도 했다. 향후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 흡수 가능성도 언급했다.
신 후보자는 "외환시장 거래시간을 익일 오전 2시까지 연장한 이후 투기적 수요의 변화가 뚜렷이 관찰되지는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외환시장 24시간 개장 초기에는 거래 물량이 적은 야간 시간대의 변동성 확대 여부 등을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향후 외환시장 24시간 개장이 정착될 경우 외국인 투자자의 원화자산 수요 확대와 외환시장 규모 확대에 따른 변동성 완화 효과가 기대되며 중장기적으로는 NDF 거래 흡수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 통화스와프·엔캐리 언급…시장 친화적 환율 인식 드러나
특히 신 후보자의 서면답변에서는 외환시장 제도와 글로벌 외화 유동성 구조에 대한 이해도가 강하게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 후보자는 통화스와프 활용 필요성과 관련해 "통화스와프는 외화자금시장 경색이 심화할 경우 시장 안정에 기여하는 안전판 역할을 수행한다"면서도 현재는 외화 유동성 여건이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 활용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는 통화스와프를 상시 정책 수단이 아니라 시장 경색 국면에서의 보완적 안정 장치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 일본의 초저금리 정책과 엔저 환경과 관련해서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위험선호 확대 시 글로벌 유동성과 레버리지를 확대하는 경로가 될 수 있고 시장 불안시에는 포지션 청산 과정에서 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신 후보자가 엔화 동조화와 엔 캐리 트레이드 영향, 해외주식 투자 흐름, NDF 수급까지 함께 언급한 점이 주목된다"며 "통화스와프를 안전판 역할로 설명한 부분도 시장 친화적인 접근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 환율을 수급·글로벌 유동성 변수로 인식…BIS 연구 흐름과도 맞닿아
이같은 환율 인식은 신 후보자가 재직했던 국제결제은행(BIS)에서의 연구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신 후보자는 BIS 재직 당시 공저한 '아시아 신흥국의 해외 포트폴리오 투자와 달러 자금조달 구조' 보고서에서 코로나19 확산 초기 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배경과 관련해 달러 자산 자체가 부족했다기보다 달러 자금 조달 경로가 흔들린 데 따른 영향이 컸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는 외환시장 변동성을 글로벌 금융기관과 기관투자자의 포트폴리오 이동, 외화 조달 구조 등 금융시장 내부의 전달 경로 측면에서 해석한 것으로 평가된다.
신 후보자가 차기 총재가 될 경우 외환 당국이 환율을 단일 정책 변수보다 외환시장 수급 구조와 글로벌 유동성 흐름 속에서 해석하는 접근을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 증권사 외환딜러는 "신 후보자가 외환시장 수급 구조를 상당히 깊게 이해하고 있는 데다 엔화 동조화 및 엔 캐리 트레이드에 대한 진단 등 답변 내용은 시장에서 굉장히 관심을 갖고 보는 헤드라인이었다"며 "신 후보자가 디지털 화폐와 예금까지 통화량도 폭넓게 보고 있어 그간 BIS에서의 연구한 색채가 분명히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syyoon@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