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반도체 수출, 에너지 역풍 상쇄할까…원화 전망에도 등장한 'AI 칩 엔진' |
| 일시 | 2026-05-24 09:00:01 |
|
반도체 수출, 에너지 역풍 상쇄할까…원화 전망에도 등장한 'AI 칩 엔진'
에버리 "달러-원 내년 말 1,350원" 옥스퍼드 "AI 수요, 올해 아시아 수출 10~15%p 견인"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동발 리스크와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인공지능(AI)발 반도체 수출 호조가 이를 상쇄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공급망의 강력한 가격 결정력과 견조한 수요가 원자재 가격 상승이라는 악재를 방어할 버팀목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 ◇ 유가 급등은 원화 약세 요인…반도체 수출 손실 만회 24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서비스 기업이자 외환 전문기관인 에버리(Ebury)는 최근 발간한 '아시아 FX 전망' 보고서에서 원화의 최근 약세를 구조적 하락이 아닌 "글로벌 에너지 공급 충격에 따른 경기순환적 저점"으로 평가했다. 한국이 고도로 산업화된 수출 주도 경제이자 에너지 수요 대부분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국가인 만큼, 유가와 LNG 가격 상승은 수입 비용을 키워 무역수지를 압박하고 원화를 단기 약세에 노출시킨다는 설명이다. 다만 에버리는 한국이 반도체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라는 점을 원화의 차별화 요인으로 꼽았다. 글로벌 AI 붐이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한국산 첨단 전자제품과 특화 반도체 수요를 추가로 끌어올리고, 이는 장기적으로 수출을 확대해 중동 갈등에 따른 에너지 비용 상승 부담을 상쇄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에버리는 "한국의 대규모 기술 수출 엔진과 회복력 있는 국내 경제가 원화의 장기 흐름을 좌우할 것"이라며 중동 변동성과 높은 에너지 가격이 단기적으로 원화에 부담을 주더라도, 글로벌 위험선호가 정상화되고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 원화가 최근 손실 일부를 되돌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 환율 전망도 원화 강세 쪽에 무게가 실렸다. 에버리는 달러-원 환율을 올해 2분기 1,460원, 3분기 1,430원, 올해 말 1,400원으로 제시했다. 이어 내년 1분기 1,390원, 내년 말에는 1,350원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단기 변동성은 남겠지만, 시간이 갈수록 원화가 달러 대비 절상될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이 같은 원화 전망의 전제는 반도체 수출 강세다. 유가가 오르면 한국의 에너지 수입액이 늘어나 달러 수요가 커지고 원화에는 약세 압력이 생긴다. 반대로 반도체 수출이 늘면 국내로 들어오는 달러 공급이 확대된다. 외환시장에서는 에너지 수입이 만드는 달러 수요와 반도체 수출이 만드는 달러 공급이 맞서는 구조가 된다. ![]() ◇ 亞 반도체 수출 강세 지속 전망…AI 수요도 환율 변수 옥스퍼드이코노믹스도 최근 보고서에서 아시아 반도체 수출 사이클이 과거 소비자 전자제품 교체 수요 중심에서 AI 컴퓨트 수요 중심으로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자체 아시아 반도체 수출지수는 3월 금액 기준 전년 대비 80.7%, 물량 기준 28.3% 급등했다. 보고서는 이 같은 흐름이 중동 분쟁, 에너지 병목, 민간 신용여건 악화 등 외부 충격 속에서도 지역 교역을 떠받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수출의 '질'이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아시아 반도체 수출의 금액 증가율과 물량 증가율 격차가 15년 만에 가장 크게 벌어졌다고 분석했다. 단순히 물량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고부가 첨단 반도체 가격이 강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의 4월 반도체 수출가격은 전년 대비 148.3% 급등했고,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이를 뒷받침한 것으로 분석됐다. ![]() 이는 원화 전망에도 중요한 변수다. 과거 메모리 호황은 범용 D램 가격 사이클에 좌우되는 측면이 컸다. 반면 현재 사이클은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HBM과 고성능 D램, 서버용 메모리, 첨단 패키징 수요를 끌어올리는 구조다. 공급 제약이 큰 고부가 제품일수록 가격 협상력이 높고, 같은 물량을 팔아도 더 많은 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AI 관련 수요가 올해 강하게 이어지며 아시아 전체 수출 증가율에 10~15%포인트를 더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시아 주요 5개국의 1분기 반도체 수출은 전년 대비 80% 늘었고, 전체 수출 증가율에 7%포인트 기여했다. 데이터센터 장비와 소비자 전자제품, 관련 부품을 포함한 전자제품 수출도 46.6% 증가해 수출 내 비중이 40%까지 높아졌다. 결국 반도체는 실물경제와 외환시장을 동시에 떠받치는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고유가가 무역수지를 악화시키고 원화 약세를 자극하는 역풍이라면, AI 반도체 수출은 고부가 달러를 벌어들이는 순풍이다.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빠져나가는 달러를 반도체 수출로 들어오는 달러가 얼마나 상쇄하느냐가 원화 방향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된 셈이다. ![]() 물론 리스크는 남아 있다. 중동 리스크가 장기화되거나 호르무즈 해협 불안이 심화될 경우 유가와 LNG 가격은 추가로 뛸 수 있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도 에너지 안보와 산업용 가스 확보, 전력·물 제약이 반도체 공급망의 병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토큰당 전력 효율 개선이 장기적으로 칩 주문 증가 속도를 낮출 가능성도 변수로 제시했다. 그럼에도 원화 약세를 한국 경제의 구조적 훼손으로만 보기는 어렵고, AI 반도체 수출이 고유가 충격을 완충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에너지 역풍이 원화를 누르는 동안 반도체는 달러 유입을 늘리는 버팀목으로 작동하고 있다. 원화 전망에서도 결국 반도체가 관건이 됐다. AI 반도체 수출 강세가 이어진다면 고유가가 만든 원화 약세 압력은 점차 완화될 수 있다. 에버리의 전망대로 달러-원 환율이 올해 말 1,400원, 내년 말 1,350원 수준까지 내려간다면, 그 배경에는 에너지 충격을 밀어낸 'K-반도체'의 수출 엔진이 자리하게 되는 셈이다. ysyoon@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
다음글
|
[뉴욕채권-주간] "인하는 미친 짓" 심상찮은 월러…첫 PCE 받는 워시 |
이전글
|
"구조적 요인에 높아진 환율 불가피하나 하반기 하방 우위 유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