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뉴욕은 지금] 제인스트리트가 노다지를 캔 채권시장의 빈틈 |
| 일시 | 2026-05-11 09:07: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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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은 지금] 제인스트리트가 노다지를 캔 채권시장의 빈틈
(뉴욕=연합인포맥스) "제인스트리트가 승승장구하는 데 숨겨진 ETF(상장지수펀드) 비용은 뭐야?" 미국 자기자본 투자회사(프랍펌) 제인스트리트가 대형 투자은행(IB)을 트레이딩 수익에서 눌렀다는 소식은 월가 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화제였다.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하위 게시판(subreddit) 중 하나인 레딧 퀀트에선 도대체 무슨 수를 썼길래 저렇게 돈을 벌 수 있느냐가 최대 화두였다. 대외 공개를 극도로 꺼리는 비상장 회사인 만큼 추측성 글이 대부분이었지만 공통적으로 채권 ETF 시장의 장악력이 강력한 수익 원천이라는 데는 동의했다. 제인스트리트의 숨겨진 ETF 비용을 묻는 글이 레딧에 올라온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 ETF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ETF 시장의 순유입액은 2조8천700억달러에 달한다. 그중 채권 ETF는 4천586억달러였다. 전년 대비 약 45% 폭증한 수치로 금리정상화 과정에서 채권자산에 대한 수요가 폭발한 영향이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제인스트리트는 2024년 기준 전 세계 채권 ETF 거래량의 41%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지정시장참가자(AP)인 제인스트리트는 미국 채권 ETF의 설정·환매 거래의 약 41%도 담당하고 있다. 이같은 점유율이 중요한 것은 채권시장의 가격 불확실성 때문이다. 주식은 거래소에서 실시간으로 가격이 확인되는 반면 채권은 수만개의 종목이 있으면서도 거래 빈도가 낮아 공정 가치를 산출하기 어렵다. 채권시장 점유율이 높으면 그만큼 불확실한 시장에서 가격 발견과 가격 결정력이 강해질 수 있다. 채권 ETF는 이런 불확실성을 보완해주는 상품이다. 채권 ETF의 핵심 기능은 공정가치를 파악하기 어렵고 파편화한 채권(기초 자산)을 표준화한 거래소 상품으로 변환하는 것이다. ETF 가격이 상품에 담긴 채권들의 순자산가치(NAV)보다 높으면 기초 자산인 채권을 매수해 ETF로 설정(creation)한 뒤 매도하고 그 반대의 경우 ETF를 매수해 채권으로 교환한 뒤 환매(redemption)하며 차익거래를 수행한다. 이 과정에서 프랍펌이라는 제인스트리트의 강점이 빛을 발한다. 자기자본을 굴리기 때문에 외부 투자자들로부터 자유롭고 은행이 아니기 때문에 규제에서도 자유로운 것이다. 채권 ETF 시장을 조성하는 동안 제인스트리트의 장부에는 막대한 양의 다양한 실물 채권이 쌓여나간다. 이 재고 채권들 덕분에 제인스트리트는 일종의 '채권 백화점'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장외 시장에서 직접 채권을 사고자 하는 자산운용사들은 제인스트리트에 문의하면 거의 즉각 원하는 채권을 매입할 수 있다. 특히 기관 투자자들은 수백개의 다양한 채권을 한 번에 묶어 거래하는 '포트폴리오 트레이딩'을 선호한다. 이는 위험 부담과 규제 때문에 월가 은행들이 부담을 느끼는 매매 형태다. 그런 만큼 포트폴리오 트레이딩을 하려는 회사는 더 불리한 가격을 제시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중간거래상으로서 제인스트리트는 막대한 재고를 감당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떠안고 유통하는 데 부담이 없다. 당장 필요 없더라도 매입한 채권 묶음은 결국 ETF 발행사에 털 수 있기 때문이다. 채권 ETF의 중간 유통은 필요성을 모두 알고 있는 '노다지'지만 제인스트리트를 비롯한 일부 업체를 제외하면 감당하기 어려운 시장인 셈이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또 다른 특장점은 제인스트리트가 자기자본으로 굴러가는 회사라는 점이다. 통상 투자은행이나 자산운용사들은 외부 자금을 굴리는 만큼 시장이 흔들려 환매 요구가 들어오면 강제로 채권을 팔아야 한다. 반면 펀드가 전혀 없는 제인스트리트는 단기로 시장 변동성이 커져도 특정 채권 포지션을 몇 주 이상 장부에 쟁여둘 수 있는 맷집이 있다. 월가에서 제인스트리트를 가리켜 '고빈도'가 아닌 '중빈도' 거래회사라고 부르는 이유다. 제인스트리트의 자기자본은 현재 약 450억달러에 달한다. 월가의 대형 헤지펀드 시타델의 운용자산과 맞먹는 규모다. 게다가 제인스트리트는 레버리지도 적극적으로 일으키고 있다. 이들은 직접 시장에서 대규모 회사채를 꾸준히 발행하고 있다. 2024년 이후에만 54억달러 이상의 회사채를 찍었으며 총기업 부채는 112억달러에 달한다. 이 또한 변칙적인 환매 요구에서 자유로운 실탄이자 맷집의 근간이 된다. 장기 자금을 지렛대 삼아 자체 리스크 한도를 크게 늘릴 수 있는 것이다. 지난해 제인스트리트의 순트레이딩수익(net trading revenue)이 JP모건과 골드만삭스를 모두 앞지른 데는 인공지능(AI) 산업의 총아 앤트로픽의 투자 지분 가치가 급등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채권 ETF 시장의 장악력만으로 제인스트리트를 모두 설명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채권 ETF 시장의 최대 중개상이라는 점은 앞으로도 여타 투자은행이나 자산운용사가 쉽게 따라잡기 힘든 영역이다. 이같은 점은 프랍펌이 월가에서 새로운 핵심 플레이어로 떠오르게 만드는 동력이 되고 있다. 지난 주말 파이낸셜타임스는 제인스트리트가 1분기 161억달러의 순거래수익을 달성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고 보도했다. 전년 동기 대비 거의 두 배 수준이다. (진정호 뉴욕특파원) jhjin@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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